e스포츠 팬들의 분노, 국회까지 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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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팬들의 분노, 국회까지 미치다
  • 현지용 기자
  • 승인 2019.12.09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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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 사건’...e스포츠 권익보호 국회 토론회 열려
라이엇·KESPA, 후속조치·공개사과에도 비판세례
”e스포츠 선수 노예계약, 20년 넘게 곪은 문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9일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와 불공정 계약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마련 토론회’를 주최하며 “의정활동을 하며 카나비 선수 사건을 맡은 것은 의미가 크고 보람이 큰 의정활동이었다”며 “의원은 입법이다. 이동섭 의원과 책임지고 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 / 현지용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9일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와 불공정 계약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마련 토론회’를 주최하며 “의정활동을 하며 카나비 선수 사건을 맡은 것은 의미가 크고 보람이 큰 의정활동이었다”며 “의원은 입법이다. 이동섭 의원과 책임지고 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 / 현지용 기자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e스포츠 선수 노예계약 사건인 일명 ‘그리핀 사건’이 국회까지 올라왔다. 이날 한국e스포츠협회(KESPA)와 라이엇게임즈코리아는 이구동성으로 “잘못을 통감하고 사과 드린다”고 밝혔으나, 내부고발자에 대한 징계조치 및 e스포츠 운영에 대한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그리핀 사건은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LOL)’ 구단 ‘그리핀’의 조규남 전 대표가 당시 미성년자이던 ‘카나비(서진혁)’ 선수에 ‘템퍼링(선수가 기존 계약 종료 전 타 팀의 영입제안을 받는 것)’을 빌미로 선수를 협박하고 중국 게임회사 징동게이밍(JDG)과 장기계약을 맺도록 해 이적료 10억원을 취한 e스포츠판 노예계약 사건이다.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간 해당 사건은 답변 충족 수 20만명까지 넘긴 상태다.

해당 사건은 하위권 롤 팀이던 그리핀을 상위권까지 올린 김대호(cvMax, 씨맥) 전 감독의 내부고발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측은 사건의 주범으로 몰린 당사자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고, 내부고발자인 김 전 감독에는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려 e스포츠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국민일보의 집중 조사로 불공정계약 실태가 드러나는 등 사태는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그러자 하 의원과 ‘e스포츠 선수 표준계약서법’을 대표발의한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 및 KESPA는 9일 오후 3시께 국회의원회관에서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와 불공정 계약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함께 참석해 “해당 법안이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하면 제가 속해있는 법제사법위원회에 올라온다.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 의원의 법안 통과에 대해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는 9일 토론회에서 후속보고를 통해 그리핀의 e스포츠 선수 착취 관계자들의 업계 재진입 여부 질문에 대해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자들이 신규 팀을 만들 시 이에 대한 심사를 갖고, 사건과 관련돼있다면 (팀 창단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는 저희 LCK 등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할 의지가 있다”고 약속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는 9일 토론회에서 후속보고를 통해 그리핀의 e스포츠 선수 착취 관계자들의 업계 재진입 여부 질문에 대해 “이번 사태와 관련된 자들이 신규 팀을 만들 시 이에 대한 심사를 갖고, 사건과 관련돼있다면 (팀 창단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는 저희 LCK 등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할 의지가 있다”고 약속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이날 토론회에는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와 김훈기 KESPA 사무총장이 직접 참석해 공개사과 및 후속보고, 향후조치를 발표했다. 박 대표는 그리핀 사건 경과 보고에서 그리핀의 △최장계약기간 위반,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미성년자 선수 이적 계약 추진, △불공정 계약 조항을 지적했다. 후속조치로는 △정부 차원의 LCK표준계약서 도입, △미성년자 선수 보호 시스템 구축, △선수 권익 향상 및 민원 창구 개설 등을 도입할 것이라 밝혔다.

김 총장은 보고를 통해 다음해 하반기까지 △e스포츠 표준계약서 도입, △분쟁조정위원회(가칭) 설치, △e스포츠 선수 등록제, △e스포츠 종목등록 의무화 등을 추진할 것이라 약속했다. 박승범 문체부 과장도 여기에 더해 “이 의원의 해당 법안 통과가 지연되더라도 공정거래위원회와 접촉해 내년 상반기 게임 산업 중장기 계획에서 e스포츠 선수 권익보호 등 내용을 꼭 담을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코리아와 KESPA에 대한 날선 지적은 곳곳에서 들어왔다. 그리핀 사건을 집중취재하며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윤민섭 국민일보 기자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정확한 시드권 박탈 경영진 주체 및 에이전트, 브로커의 LOL 게임 관여 금지 실효성, 에이전트 원아웃(One-Out)제 도입 등을 지적했다.

패널 이외에도 e스포츠 관련 업계 및 팬 등 참석자들의 비판 섞인 질문도 가해졌다.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를 운영하는 김성회 유튜버는 이날 해당 토론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김대호 전 감독에 대한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징계 조치가 과연 적절한 처사였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e스포츠 선수에 대한 부당한 징계, KESPA 이사진 구성 문제 등 e스포츠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를 운영하는 김성회 유튜버가 ‘그리핀 사건’의 내부고발자 김대호 전 감독에 대한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징계를 비판하며 질문하는 모습. 사진 / 현지용 기자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를 운영하는 김성회 유튜버가 ‘그리핀 사건’의 내부고발자 김대호 전 감독에 대한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징계 조치를 비판하며 질문하는 모습. 사진 / 현지용 기자

그리핀 사건으로 e스포츠 팬에 충격을 준 것은 미성년자 선수에 대한 노예계약 등 약취 실태다. e스포츠 선수의 생명이기도 한 활동기간을 대가로 거액의 이적금을 받는 행태는 노예거래에 가까운 행위라는 것이 여론의 주된 지적이다.

반면 이는 최근에 생긴 특수한 사건이 아닌, ‘곪을대로 곪은 병폐’라는 비판이 업계인의 주된 의견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현장 인터뷰를 통해 “인기게임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생겨난 이래 고질적으로 이어져온 문제”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그리핀 사태로 수면화 된 것”이라며 “업계의 풀(Pool)이 워낙 작아 가까운 사이가 커지고, 그러다 보니 선수 노예계약 등 문제가 생긴다. 그리핀 사태 이외에도 드러나지 않은 e스포츠 선수 노예계약 실태는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준”이라 말했다.

정부와 업계는 ‘게임 강국’ 및 ‘게임은 문화’라는 슬로건으로 게임 산업 및 문화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그리핀 사건으로 붙은 여론의 불길을 진화하고자 e스포츠 표준계약서 도입 등 대책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성년자 선수 등 권익 보호로부터 노출된 약자들을 착취하는 문제는 스타크래프트 등 국내 게임 문화가 태동한 이래 20년 가량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져 있었다. 이에 대한 조속한 조치 및 근본적인 문제점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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