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혼란의 북미관계, 우리도 해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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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혼란의 북미관계, 우리도 해법이 필요하다
  • 김도훈 기자
  • 승인 2019.12.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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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7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7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김도훈 기자]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7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했다. 한국을 방문해 북한과의 만남을 전격적으로 제의하면서 북미 관계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결과는 빈손이었다. 

비건 대표는 지난 16일 한미 북핵수석대표회의를 마치고 "북한 협상 파트너에게 직접적으로 말한다. 이제 우리 일을 할 시간이다. 우리는 여기 있고 북한은 우리에게 접촉할 방법을 알고 있다"며 회동을 제의했다. 하지만 북한은 답이 없었다.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으로 추정되는 '중대 시험'을 두 차례 진행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이달 하순경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중대한 결정'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 공군사령관은 "크리스마스 전후로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비건 대표는 '깜짝 회동 제안'으로 이 분위기를 풀어보려했지만 대북제재 해제 등의 메시지 없이 무조건 '만나자' 식으로는 북한의 답을 얻을 수 없었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지적이다.  내년 재선을 해야하는, 자국에서 탄핵 논의가 나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북한 문제 해결이 자신의 대통령직을 보장할 가장 큰 열쇠라는 점에서 트럼프 정부의 성급함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골자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제출했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물론 미국은 "당장 대북 제재 완화를 고려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고 결의안이 안보리에 회부되어 표결에 들어가도 통과될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대북 제제를 통한 국제 공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비건 대표가 오는 19~20일 양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당초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로 한 일정에서 중국 방문을 추가한 것이다. 갑작스런 방중은 대북 제제 일부 해제 결의안을 낸 중국에 '국제적 단결의 필요성'을 설득시키려는 움직임과 함께 중국을 통해 북한과의 만남을 이끌어달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가겠다면서 미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북미 관계는 그야말로 혼란에 빠져있고 이로 인해 한반도도 다시 격랑의 길로 가고 있다. 미국은 대화를 제안한다고 하지만 대북 제재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맞서고 있고 대화 제안을 하지만 정작 북측과 접촉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북 문제 해결에 정권의 명운이 달려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북한이 말하는 '중대한 결정'이 무엇인지가 주목되는 가운데 우리도 혼란의 북미관계를 풀어낼 해법이 필요해진 상황이 됐다. SW

k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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