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코미디다, 코미디' 유감입니다
상태바
[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코미디다, 코미디' 유감입니다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19.12.30 09:43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김재화 펀 스피치 박사
사진 / 김재화 펀 스피치 박사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코미디다 코미디!”

어처구니없는 일을 보고 사람들이 외치는 말이 있습니다. ‘코미디’라구요. “소설 쓰고 있네!” 누군가 엉터리로 지어낸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 비난하는 말이 ‘소설’이구요.

가끔 언론 기사에 이런 내용들이 실립니다. ‘...사건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을 하고 의혹을 제기한 것을 제재하는 것은  법의 이론으로 볼 때 코미디...’  이런 기사 내용보다 전문 문사(文士)인 기자들이나 일반인들이 말을 하고 글을 쓸 때 무심코 사용하는 ‘코미디’에 대해 좀 할 말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이론제기나 이성을 벗어난 행동, 얼이 빠져 갈팡질팡 정신을 못 차리는 상태일 때 ‘코미디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합니다만, 코미디 작가로 오래 활동한 저로서는 이 말에 유감이 있다 이겁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코미디로서 격이 한참 떨어지는 ‘3류 코미디구나’, ‘저질 코미디다’ 정도로 표현해야 맞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코미디의 상당부분이 ‘넌센스적 요소’로 이뤄진 게 사실이긴 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코미디의 맛은 그렇지 않습니다. 잘난 체 하는 사람이 모순을 그럴듯하게 늘어놓을 때 그 허구성을 지적하여 조롱하고, 권선징악의 자세를 분명히 취하고 있으며, 식자나 권력자의 횡포를 비난하고, 언어를 다소 비틀어 흥미 넘치는 지적유희를 하는 구성요건을 갖춘 것입니다. 다시 말해 높은 수준의 창작물입니다. 그런데 잘못된 모든 것에 ‘코미디’라고 규정짓는 것은 코미디 종사자들에게는 다소 모욕적 언사로 들립니다.

한때 소설가 단체서 ‘진실을 감추려는 작태’를 ‘소설’로 표현하는 것에 대하여 법조계와 언론계에 시정을 요구한 일이 있었듯 자존심의 문제가 됩니다. 

‘그게 뭘 기분 나쁘게 하는 말이라고...’하며 가볍게 넘기지만 마시고요, 누구나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비하하는 듯한 인상이 느껴지면 기분이 좋지 않는 법이죠.  

잘못된 일을 나무랄 땐 ‘저질 코미디’라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W

erobian2007@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