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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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 박명윤 논설위원
  • 승인 2020.01.1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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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 우리는 사망원인 1위인 암(癌)보다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사망하는 치매(癡呆)를 더 두려워 한다. 치매(Dementia)란 퇴행성 뇌질환 또는 뇌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하여 기억력, 언어능력, 지남력(指南力), 판단력 및 수행능력 등의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일상 생활에서 지장을 초래하는 후천적인 다발성 장애를 말한다. 치매의 별칭으로 일본은 인지증(認知症), 중국은 치매증(癡呆症), 대만은 실지증(失知症) 등으로 부른다.

영화배우 윤정희(75ㆍ본명 손미자) 씨가 10년째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다고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가 지난해 11월에 밝혔다. 그리고 올해 1월 5일 용인시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77세)가 아들(54세)이 사망했는 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두달 동안 같이 지내면서 아들 시신(屍身)에 옷과 양말을 갈아입히면서 지냈다는 슬픈 소식도 있다.

윤정희 씨는 지난 2010년 이창동 감독이 만든 영화 ‘시(詩)’에 주인공 역할을 했다. 주인공 미자는 중학교 다니는 손자를 키우면서 동네 문화원에서 시를 배우고 있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를 겪는 60대 중반 여인으로 나온다. 이 영화로 윤정희 씨는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아이러니(irony)하게도 마지막 작품에서 치매 환자 역할을 연기한 윤정희 씨가 현재 치매환자이다.

피아니스트 백건우(73) 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피아노 연주를 위해 공연장으로 가는데 우리가 왜 가고 있냐고 묻고, ‘30분 후 음악회가 시작한다’하면 ‘알았다’하고는 도착하면 또 잊어버린다고 한다.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수십번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식이었다.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42) 씨는 “나를 못 알아볼 때가 정말 힘들었다. 내가 ‘엄마’하면 ‘나를 왜 엄마라 부르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윤정희 씨는 백건우 씨와 결혼한지 40년이 넘었지만 연주여행도 언제나 같이 다니는 걸로 유명한 잉꼬부부이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딸(백진희) 집 근처에서 요양 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하고 할 수 있는 윤정희 씨는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이른바 ‘여배우 트로이카(troika)’로 유명했으며, 약 320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윤정희 씨는 ‘2019 올해의 여성연화인상’을 수상했다.

올해 세상을 놀라게 할 과학계 이슈 전망 중에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상용화가 거론되고 있다. 즉, 의학계에서 획기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이슈 중에 알츠하이머 치매를 치료하는 약이 올해 마지막 임상3상 시험에 들어간다. 의약품 임상시험(臨床試驗, Clinical Trial/Test)의 단계는 총 4상(相, Phase)으로 이루어지는데, 제3상(임상 3단계)에서는 수백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검증한다. 임상 4단계에서는 약물 시판 후 부작용을 추적하여 안전성을 재고하고, 추가적 연구를 시행한다.

최근 중국 텐진(天津)대학 연구팀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치매환자 117명과 건강한 사람 117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cholesterol) 수치와 치매 발병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콜레스테롤 수치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았다. 반면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을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낮았다. 일본의 대규모 연구에서도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치매 발병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중국의 치매 환자의 평균 콜레스테롤 수치는 214㎎/㎗로 건강한 사람 수치 192㎎/㎗보다 약 10% 높았으며, LDL 수치 역시 치매 환자는 131㎎/㎗로 건강한 사람 수치 95㎎/㎗보다 27%가량 높았다. 한편 HDL 콜레스테롤은 치매 환자의 평균치는 54㎎/㎗로 건강한 사람 평균인 60㎎/㎗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HDL 콜레스테롤이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의 뇌 축적을 막으며, 자체의 항염증(抗炎症) 효과가 뇌 퇴화로 생기는 염증을 완화해 치매에 긍전적인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또한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면 치매 증상 완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규슈(九州)대학 연구팀의 보고에 따르면 트랜스지방(trans fat) 섭취가 많아지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HDL 수치는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혈중 트랜스지방 농도가 높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50% 높았다. 이에 케이크, 팝콘, 튀김 등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Korean Society of Lipid and Atherosclerosis: KSoLA) 자료에 따르면 국내 60대 이상 남성은 4명 중 1명, 여성은 10명 중 4명꼴로 저밀도 지질단백질(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를 초과하여 건강하지 못하다. 정상 콜레스테롤 수치는 고밀도 지질단백질(HDL) 50㎎/㎗ 이상이며 LDL 130㎎/㎗ 이하다. 국내 건강검진통계에 따르면 50대 기준으로 저(低) HDL콜레스테롤혈증 진단을 받은 남성은 19.5%, 여성은 28.7%였다.

콜레스테롤(cholesterol)은 지질(lipid)의 한 종류로 소수성 성질을 가진 스테로이드(steroid) 계열의 유기물질이다. 콜레스테롤은 막(膜)의 구조적 통합과 유동성을 유지해 주는 동물 세포막의 필수적인 구조 성분이다.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면 혈관이 좁아져 신체의 각 기관에 공급될 혈액의 양이 줄어들면서 각종 혈관질환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진다.

대표적인 혈관질환으로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冠狀動脈)이 좁아져 생기는 관상동맥질환, 뇌로 가는 경동맥(頸動脈)이 좁아져 생기는 뇌경색증, 사지(四肢)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는 말초혈관질환 등이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좁아진 혈관을 아주 막히게 하는 경우는 혈전(血栓, thrombus)이 생길 때이다.

치매(癡呆, Dementia)의 원인 질환으로 80-90가지가 있으며, 그중에서 알쯔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가장 중요한 원인 질환으로 꼽힌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이 전체 원인의 약 50%를 차지하며, 뇌졸중 후에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약 10-15%, 알쯔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약 15%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타 질병에 의한 치매로는 픽병(Pick's disease), 크로이츠펠트-야곱병(CJD),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등이 있다. 또한 알코올성 치매, 뇌 손상 후의 치매 등도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1906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이며 신경 병리학자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 1864-1915)가 처음 발견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대부분 65세가 넘어 발병하지만, 그 이전에 발병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65-74세 인구의 약 3%, 75-84세 인구의 약 19%, 85세 이상 인구의 약 50%가 이 병을 앓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퇴행성 뇌질환으로 생기는 치매 중에서 가장 흔한 빈도를 보이고 있으나, 원인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환자 뇌에서는 일종의 노폐물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와 타우(tau) 단백질이 발견된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신경 세포 사이에, 타우는 신경세포 내부에 형성돼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런 단백질 침전물이 뇌에 점진적으로 축적돼 치매가 일어난다. 하지만 단백질 침전물들이 왜 특정 뇌 영역에 나타나는지는 아직까지 모른다.

알츠하이머병에서는 모든 인지 기능이 손상되는데, 이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기억력 장애이다. 이는 기억을 저장하는 측두엽에 위치한 해마(Hippocampus)가 손상되므로 기억이 아예 저장되지 않는다. 병의 경과는 첫 증상이 생기고 나서 대략 5년 정도 지나면 치매, 즉 일상 생활을 남에게 의존해야 하는 정도까지 나빠진다. 초기증상부터 사망할 정도까지 진행되는 시간은 짧게는 5-6년, 길게는 15-20년까지 간다.

혈관성 치매는 치매를 일으키는 병 중에서는 두 번째로 흔한 유형으로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에 의해 뇌가 손상되어 발생한다. 즉 뇌졸중(腦卒中)이 반복해서 생기거나 뇌졸중이 생긴 부위가 넓을 경우, 뇌의 기능을 연경해주는 부분에 뇌졸중이 생겼을 때 발생할 수 있다. 혈관성 치매는 CT와 MRI 촬영으로 진단할수 있느나, 다른 치매와 구별하기는 어렵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를 동시에 앓을 수도 있다.

치매의 치료는 현재까지는 완전한 것은 없으나, 치료의 원칙은 대부분의 치매가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뇌의 질병이므로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원칙은 ▲약물 치료를 통한 증상의 완화 및 병의 급속한 진행을 억제한다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치료를 한다 ▲환자와 가족의 정신사회적 상황(psychosocial circumstances)과 관련하여 종합 치료가 필요하다 등이다. 치매 환자는 복잡한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 더욱 많은 문제 행동을 일으키므로, 되도록 안전하고 단순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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