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A씨', 누구냐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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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A씨', 누구냐 넌?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0.01.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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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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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A씨'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나쁜 짓도 많이 하고, 세상에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 뭔가를 많이 숨기는 사람이 분명합니다. 심지어 경찰, 검찰도 잘 안 알려줘요. '×씨, OOO씨, 모씨, 홍길동, 아무개 씨...' 이분들도 본명을 굳이 감추려 합니다.
 
매년 연말이면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현금뭉치를 갖다 놓는 사람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큰 선행임에도 자랑하고 싶지 않은 본인의 뜻이 있어서 아예 얼굴은 물론 이름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 귀한 돈을 노린 치사한 A란 놈도 있었으니! ㅉㅉ

호랑이는 가죽, 사람은 이름을 남기라 했는데, 모든 사람들의 이름은 참 귀하건만 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까요?

미국 롱비치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신사가 젊고 예쁜 숙녀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와서 통닭구이집 앞에 내렸습니다. 그들은 맛있어 보이는 통닭 한 마리를 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가게 주인, 실수로 통닭상자 대신에 며칠 동안 장사해 모은 현금이 들어있는 다른 통닭상자를 싸서 건네주었습니다. 은행에 예금하려 모은 거액을 빈 통닭상자에 넣어 두었었는데, 바뀐 줄 모르고  포장을 해서 손님에게 내준 실수를 한 것이죠.

통닭을 산 신사, 예쁜 숙녀와 함께 공원에 도착해 통닭 상자를 열어보고 기겁을 했습니다. 상자 속에는 통닭이 아니라 돈뭉치가 들어 있었으니까요. 보통 사람들이 유혹에 빠지기 쉬운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그러나 신사는 통닭집 주인이 뭔가 큰 착각을 했다고 생각하고 10km나 달려온 길을 다시 갔습니다.

돈뭉치를 돌려받은 주인, 놀라고 감격해서 어쩔 줄 몰랐습니다.  “서, 선생님, 여기 잠깐만 앉아 계세요. 우선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아니 제 이름은 왜요?”
“제가 신문사와 방송사에 전화해 귀한 선행을 알려야 하겠어요. 선생님처럼 정직한 사람은 세상에 정말 흔치 않습니다.”
그러자 신사의 대답은 의외이고 확고했습니다. “아닙니다. 절대로 그러지 마세요.”

주인은 좀 이상했으나, 오히려 그 신사가 더욱 존경스러워졌습니다. “아니 왜 안 된다는 거죠?”
신사는 머뭇거리다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낮지만 강하게 대답했습니다. “쉬잇~! 보시다시피 저는 결혼한 유부남입니다. 그런데 저랑 함께 있는... 저 여자, 제 와이프가 아녀요!” ㅋㅋㅋ!! 

익명의 선행자들이 무슨 약점이나 허물이 있어서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 친구 중에 사업가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 방송사에서 일할 때, 방송국의 의연금 모금장에 상당 액수의 돈을 자주 내러 왔는데, 절대 자기 이름을 감춰달라고 하는 겁니다. 제가 묻기도 전에 설명해주더군요. “내 이름 나가면 사돈네 8촌 친구한테서까지 연락이 오고 손을 내밀어.”

고충이 이해 가면서도 순간 다른 생각도 좀 들었습니다. ‘주변 어려운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조금씩 분배를 해주면 어떨까?’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 층 천정에 ‘김철수 다녀간다!’라는 낙서를 보면서 일행과 크게 웃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김철수, 휴대용 사다리를 갖고 다니거나 공중부양을 하는 능력도 있으면서 하늘을 가까이 우러러 그 이름이 1도 부끄러움이 없이 사는 장한 사람이구나.

이름 좀 알리고 삽시다. 유산슬도 유재석이라는 것이 밝혀졌잖아요? 오늘도 등장하는 'A씨'. 누군지 무지 궁금하고 답답해요!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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