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 소재 시장, ‘탈일본’ 넘어 세계화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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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국 소재 시장, ‘탈일본’ 넘어 세계화 노린다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1.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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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분야 수출 규제 품목, 빠른 국산화에 日도 놀라
日 의존도 100% 화장품 원료 시장도 국산화 앞장, K뷰티 경쟁력 높인다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대응하여 한국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한지 6개월, 한국 소재 시장이 국내외에서  ‘탈일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21일, 아사히 신문은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규제를 계기로 시작된 한국의 '탈일본' 움직임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의 반도체 핵심소재 및 부품의 국산화에 대해 당초 일본 내에선 차가운 시선이 대부분이었지만, 한국 관민이 함께 맹스피드로 국산화에 성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지난 7월 4일부터 시행된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의 3개 품목에서 한국을 포괄적 수출 허가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정조준한 것으로, 이들 3개 소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지만, 일본산(産) 의존도가 높고, 대체재를 찾기 쉽지 않다.

이러한 수출규제는 일제 강점기 강제 노역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색깔이 강하다. 지난 2018년 대법원은 일제 노무동원 피해자들이 전범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밝히는 판결을 내렸으나, 피고 기업들은 배상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은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의 규제 조치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은 빠른 탈일본화는 물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230억 예산 투입, 탈일본 이룬 '포토레지스트'

반도체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개최된 동진쎄미켐 발안공장 연구동. 사진=동진쎄미켐  

포토레지스트는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데 필요한 필수 약품으로 일본산 의존도가 100%가까이 되었으며, 대체품 개발까지 최소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현재는 국내 생산은 물론, 새로운 공급처도 마련했다.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소재 기업인 동진쎄미켐은 포토레지스트 생산공장을 늘리고 생산량 확대에 들어간다. 

동진쎄미켐은 EUV 포토레지스트 바로 전 단계인 반도체용 불화아르곤(ArF) 액침 포토레지스트를 개발•생산하는 소재 전문 기업으로 이전까지 생산량이 미미했다. 하지만 포토레지스트 증설 공장이 계획대로 완공된 후 내년 초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 제품 생산량은 기존보다 갑절 이상 확대될 것이란 기대다.  

또한, 미국 화학소재 기업 듀폰은 내년까지 2800만달러(약 325억)를 투자하여 우리나라에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 및 생산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정부 역시 오는 2021년까지 포토레지스트 연구ㆍ개발(R&D)에 2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내 기술개발과 양산평가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 ‘불화수소’ 국산화 성공한 LG 디스플레이, 日 JDI 제치고 1위

LG디스플레이 파주 클러스터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클러스터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불화수소의 국산화에는 LG디스플레이가 앞장섰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중소기업이 국산 원료로 만든 제품의 테스트를 마쳤으며, 일부 OLED와 LCD 양산 라인에 적용한다고 지난해 9월 밝혔다. 수출 규제 이후 곧바로 국산 불화수소 대체 테스트에 착수해 두 달 만에 양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불화수소는 에칭가스로도 불리며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품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과거에는 일본산 불화수소 원료를 들여와서 국내 업체에서 재가공해 디스플레이에 공급해왔으나 이제는 국내 양산은 물론,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불화수소 국산화 경쟁력을 토대로 이달 초 차량용 P-OLED도 본격 양산에 들어갔으며, 일본의 JDI를 제치고 2019년 전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위 (매출액 기준 점유율 20%)에 올랐다. 

일본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아직 P-OLED 상용화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JDI는 점유율 15.4%로 2위에 그쳤다.

◇ 자외선차단제 핵심 원료, 탈일본 넘어 해외 시장 진출

군산준공식 행사 스케치 모습. 사진=태경그룹
나노이산화티타늄 국산화를 실현한 태경그룹 군산 제2공장 준공식 행사 스케치 모습. 사진=태경그룹

수출 규제의 대상이 된 반도체 분야는 아니지만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화장품 원료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태경그룹은 지난 20일 계열사인 에스비씨(주)가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자외선차단제 원료인 나노이산화티타늄의 국산화를 실현하고 국내 공급과 해외 시장 개척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산 제2공장 준공식을 겸해 자외선차단원료 브랜드 ‘텔리카(TELIKA)’ 론칭 기념식을 개최했다.

엔에프씨 역시 자외선 차단제(UV-Filter)에 들어가는 '나노이산화티탄'(TiO2) 소재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으며,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 세계 9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화장품 원료의 높은 일본 의존도가 걸림돌이 된 바 있다. 일례로 일본 TAYCA사가 한국에 원료 공급을 제한하자, 한국 화장품 업계는 비상사태였으며 대체품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았으나 찾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원료의 국산 공급뿐아니라 화장품 원천소재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할 예정이다. 김해련 태경그룹 회장은 “향후 제3, 제4 공장의 증설과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내수 시장을 넘어 중국 공략 등 글로벌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엔에프씨 역시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화장품 기업에 대한 원료 공급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올 하반기부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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