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얼이 빠져 기절한’ 우물안 개구리들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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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얼이 빠져 기절한’ 우물안 개구리들의 합창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2.1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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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배운 지식 울궈 먹으며 평생 "떵떵"
히틀러-마오저뚱 집단 광기로 수천만 학살
주장환 논설위원
주장환 논설위원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장자의 우화 속 ‘우물안 개구리’는 아마도 역사상 처음으로 ‘얼이 빠져 기절한’ 개구리가 아닐 까 한다. 이 개구리는 동해의 거북에게 “세상에 나처럼 행복한 짐승은 달리 없다”고 잘난체 하며 “나는 밖에 나가면 우물 덮개 위를 펄쩍 뛰어넘고, 안에 들어오면 주위를 에워싼 돌 담벽 안에 쉬면서, 우물 물 속에서 헤엄치는 올챙이를 보며 즐거워한다. 어디 그뿐인가. 우물 물 전체가 내 소유니 그 기분이 어떠하겠는가! 자네도 와서 놀다 가게”라고 큰 소리 뻥뻥치다 바다가 얼마나 넓은 지를 듣고서야 정신이 나가버렸다.

장자는 “우물 안에서 살고 있는 개구리에게 바다를 이야기해도 알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좁은 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자신이 아는 것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옹졸해진다. 세상을 폭넓게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즘 이미 폐기된 낡은 이론을 시험삼아 쓰면서도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고 고집 피우고 법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멋대로 찢어 발기고도 얼굴 빛 하나 안 변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이 잘못을 해놓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면 이미 사람이 아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이런 사람들이 더욱 가관인 것은 대학시절 한 번 배운 지식으로 평생 울궈먹으며 떵떵거리며 산다. 그러면서도 풍요와 번영을 꿈꾸는 사람들의 길을 막고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이들은 자신은 권력과 금력을 쥐고 다른 사람에게는 모두가 가난해지는 나라가 평등한 나라라고 말한다. 행복을 더 깊고 넓게 해주는 선(善)인 풍요와 번영을 악처럼 몰아붙이면서 자신은 뒤로 그 풍요의 혜택에 취한다.

그들 중 일부는 미쳐있다. 그들의 행동은 광기에 가깝다. 어떤 사람의 ‘말씀’은 ‘인식없는 표지판’ 이다. 무조건 그 표지판을 따라간다. 히틀러가 만든 ‘집단광기’는 죄없는 유태인을 수백만명 죽였다. 마오저뚱이 만든 홍위병은 수천만 명을 학살하는데 앞장섰다. 우리는 지금 집단적으로 ‘얼이 빠져 기절한’ 우물안 개구리들의 합창을 보고 있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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