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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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까
  • 양승진 논설위원
  • 승인 2020.02.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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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재 전세계 사망자 2000명-확진자 7만5300명
오염된 지폐 만진 손으로 눈·코·입 만지면 감염 가능
중국선 새지폐 공급-14일 격리-돈세탁-파쇄 등 시행
코로나19 새 감염원으로 부상한 중국 지폐.
코로나19 새 감염원으로 부상한 중국 지폐.

[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 중국에서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퇴치의 영웅으로 불리며 호흡기 질병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코로나192월 말 절정기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예측의 근거로 현재 환자 수 등 수학적 모델과 최근 감염병 현황, 정부의 모든 조치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서고 확진자 또한 75300명에 이르렀다. 일본은 크루즈를 포함해 확진자가 700명을 넘었고, 싱가포르 84, 홍콩 63명 등으로 자고 일어나면 수치가 변할 정도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TK코로나로 불릴 만큼 대구·경북지역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총 58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여행력이 없거나 확진자와 접촉이 없는 대도 감염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2월말에 절정기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처럼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많이 쓰는 지폐도 바이러스를 전파할까.

세계보건기구(WHO)는 바이러스가 지폐를 포함한 물체 표면에서 얼마나 오래 생존하는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공기 중의 비말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버튼, 버스 손잡이, 쇼핑카트 등은 누가 사용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통한 감염은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몇 시간 정도는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작업만 거치면 살균된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의 최원석 교수에 따르면 호흡기 분비물로 오염된 돈을 만진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돈이 바이러스 감염의 주된 경로로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요즘은 지폐대신 대부분 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전통시장 등에서는 지폐 또한 적지 않게 사용되기 때문에 이 문제도 관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만약 확진자가 사용한 지폐의 경우 지갑 속에 장시간 있다면 감염 위험성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에서는 지폐 사용의 위험성 때문에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인민은행을 통해 새 인민폐 공급은 물론 현금을 다른 성() 그리고 발병상황이 심각한 부분적 지역으로 조달하는 것을 잠시 중지했다.

중국인민은행은 상업은행들이 대외에 현금을 지불할 때 될수록 새 인민폐 위주로 하고 병원, 농업무역시장에서 회수한 현금에 대해서는 특수처리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각지 발병상황에 맞춰 차별화 조치를 취하고 발병상황 중점지역 현금에 대해서는 자외선처리, 고온소독 등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폐도 사람처럼 14일 이상 보존한 후 시장에 투입하고 비 발병상황 중점지역 현금에 대해서는 7일 이상 보존한 후 재차 시장에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소위 돈세탁을 벌이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오염된 돈을 파쇄하는 경우도 있다. 인민은행 광저우 분행에서는 바이러스 위험지역의 병원, 재래시장, 장례식장 등에서 회수된 현금을 따로 분류해 이를 파쇄하고 있다.

어쨌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지폐가 감염원이 될 수 있다고 전해지면서 그렇다고 돈을 버릴 수도 없는 요물(妖物)이 됐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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