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은 직원이 아니다? 채희봉 사장 리더십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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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은 직원이 아니다? 채희봉 사장 리더십 ’흔들’
  • 오아름 기자
  • 승인 2020.03.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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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중인 노동자에겐 손소독제‧화장실 사용 금지
노조 측 “몇 십년간 일했지만 박탈감 느껴”
사측 “그런적 없어, 사실무근…확인해봐라”
사진=시사주간 DB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오아름 기자] 연초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가스공사가 이번에는 파업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건물 출입을 막고, 화장실에서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손 씻는 것조차 금지한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는 지역 경영 안정을 위해 200억원의 ‘상생펀드 특별 지원’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2억 3000만원 상당의 마스크와 살균소독제를 지원하면서, 정작 한국가스공사 안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마스크 한 장, 손소독제 한 통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공공운수노동조합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들은 지난달 7일부터 2017년 7월 정부가 발표한 상시·지속 업무 종사자에 대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20일간의 파업 투쟁을 이어나갔다. 

지난달 10일 노조측은 청와대와 대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자회사 채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을 비판하며 별도의 직군을 마련해 본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시설 관리와 미화 등 고령친화직종의 정년을 자회사는 65세까지 보장해주지만 본사는 60세로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사측이 일부 노동자들의 자회사 이적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자회사는 사실상 용역 업체와 다름없다며 소방과 특수경비, 전산 노동자 등 1200여 명의 직접 고용이 성사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1월 28일에도 본사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사측과 면담 재개로 이틀 만에 철회했다.

이렇다보니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가스공사 안팎으로 시급히 처리해야 할 현안이 나오고 있지만 상황이 진척 되지 않으면서 잡음이 흘러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파업을 하는 동안 사측은 건물에도 못들어오게 하고, 화장실도 못쓰게 했다”며 “대구 저소득층에는 마스크를 지원했는데, 이건 좋은 일이지만 몇 십년동안 함께 일한 노조측에는 아무것도 못쓰게 했다는 점에 대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개인 위생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행동이 비인간적 처사”라며 “현재는 파업이 중단된 상태지만,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파업을 다시 강행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사실무근이고, 노조 측에 확인을 해봐라”고 성의없는 답변을 내놨다. 

한편, 한국가스공사는 노·사 갈등에 이어 노·노 갈등까지 불거졌고, 이 뿐만 아니라 회사에 손해를 입힌 직원 비위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간 각종 비리가 난무하다는 지적을 들어온 한국가스공사는 연초부터 비리 공기업으로 낙인찍히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한국가스공사는 시민단체로부터 노조의 불법행위 은폐와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행동하는 자유시민 법률지원단 등은 한국가스공사를 검찰에 고발했고, 고소장에는 사측이 노조에 대해 각종 비용을 부당 지원했고 5억원이 넘는 돈을 직원들의 오락용 태블릿PC 구입에 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SW

oar@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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