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發/인터뷰] 당신은 영웅입니다. 코로나 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의료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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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發/인터뷰] 당신은 영웅입니다. 코로나 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의료진들
  • 배성복 기자
  • 승인 2020.03.1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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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는 의사! 대구광역시의사회 이성구 회장!
전국에서 달려와 준 의료진은 의병 같은 존재, 감사하다는 말밖에...,
생활치료센터도 전 세계역사상 유례가 없는 시설
의료인들에 대한 과도한 찬사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협조가 필요
대구광역시의사회 이성구 회장을 만나 코로나19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사진=대구 배성복 기자
대구광역시의사회 이성구 회장을 만나 코로나19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사진=대구 배성복 기자

[시사주간=대구·경북취재본부장 배성복]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대구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자 "존경하는 의사 선생님들, 지금 바로 선별 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그리고 응급실로 와주십시오."라며 눈물로 긴급호소문을 발표하여 수많은 의료진의 대구행을 이끌었던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을 만났습니다.

코로나 19 관련 몇 가지 질문드리고자 하는데요, 먼저 대구에서 확진자가 증폭되자 재빨리 관계기관과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전국의 의료진들에게 긴급호소문을 발표하여 코로나 19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수고하고 계시는데 대구 시민의 한사람으로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래는 대구광역시의사회 이성구 회장, 배성복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먼저 전국에서 달려와 준 의료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의료진이 몇 명 왔는지는 미쳐 파악을 못 했습니다. 대구에서 350여 명이 지원했고, 전국에서 많은 의료진이 왔습니다. 그분들인 데는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는 그분들을 의병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 2020312일 현재 확진 환자가 7,869명이고, 사망자가 66명을 넘어섰습니다. 앞으로 전개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인류역사상 처음 나온 병이라서 예측할 수는 없지만 모든 병에는 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가 한 때는 700명 가까이 환자가 생기다가 감소하는 추세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당연히 차고 건조한 곳에서는 번식을 잘하지만 덥고 습한 기온에서는 좀 힘을 못 쓴다고 하니까 앞으로 좀 좋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특별히 문제점이라고 생각하신 점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 재난적 의료사태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제일 문제가 음압병실이 부족했습니다. 격리병상 부족했습니다. 방호복 부족했습니다. 마스크가 부족했습니다. 이것은 코로나 19 같은 사태가 안 터지면 필요 없는 것이거든요? . 그래서 중국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도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이것을 대비해서 미리 음압병실이나 방호복 등 미리 확보했으면 초반에 혼란이 좀 줄어들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이번 사태로 인하여 방역 현장에서 적용되는 각종 기발한 대책들이 회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 스루선별 진료소 운영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또 다른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겨진 대책들이 있는지요?

영남대병원에 설치 운영중인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 사진 대구 배성복 기자
영남대병원에 설치 운영중인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사진=대구 배성복 기자

: 유전자 증폭기술(RT-PCR)이라는 코로나 19 검사키트는 우리나라가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rtPCR(reverse transcriptase Polymerase Chain Reaction)DNA를 증폭시키는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의 한 종류로 RNA에 의해 생성된 상보적 DNA(cDNA)를 증폭하는 실험기법으로 30분이면 확진자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획기적인 검사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는 최초 경북대 칠곡병원에서 운영되어 전국으로 확대 운영에 들어갔고, 지금은 미국에도 도입이 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이런 것은 외국에는 없는 것들입니다.

: 발 빠르게 전개된 생활치료센터의 운영상황은 어떻습니까?

: 생활치료센터도 전 세계역사상 유례가 없는 시설입니다. 처음에 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격리병동이 없을 때 우리 의료인들이 제일 먼저 건의했습니다. 일단 확진된 환자들을 일반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데 격리나 시설이나 수용이나 이런 것은 어감이 안 좋으므로 안전치료센터, 염증질환치료센터, 생활치료센터 이런 좋은 말로 해서 환자들도 의료인이 있는 상태에서 안전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사회로부터 격리가 되는 시설을 건의했는데 늦게나마 다행입니다. 자리를 내준 기업이나 국가기관에도 감사드리고요.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대구은행 연수원. 사진=대구 배성복 기자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대구은행 연수원. 사진=대구 배성복 기자

: 우리 시민들, 국민들이 특별히 협조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성숙한 시민의식입니다. 개인위생도 철저히 해야 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19같은 질병은 전염력이 강하니까 이동을 자제해야 합니다. 특별히 많은 사람 있는 곳에 가시면 안 되고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그래서 확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확진자들은 치료방침에 잘 협조를 해야 합니다. 심지어 집에 격리된 분들이 생활치료센터에 안 가려고 떼를 쓰는 경우가 있는 데 가셔야 합니다. 또 병원에 있는 환자 가운데 경한 사람들은 생활치료센터에 가야 하고 생활치료센터에서 중환 환자는 병원으로 입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반 국민들께서는 외출 시 마스크 착용해야 하고 손 씻고, 잘 드시고, 잘 자고, 면역력을 키우도록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성구 회장이 진료를 보는 이엔김연합내과 사진=대구 배성복 기자
이성구 회장이 진료를 보는 이엔김연합내과 사진=대구 배성복 기자

: 끝으로 현장에서 수고하시는 의료진들과 국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국민 여러분들 얼마나 장기적인 질병 상태에 대해서 노고가 많습니까? 의료인들이야 당연히 질병이 나면 달려가 치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인들에 대한 과도한 찬사보다 의료진들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협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군인 전쟁이 나면 나가 싸우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듯이 질병이 번지면 의사들이 나가 질병과 싸우고 국민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들은 모든 일은 끝이 있으니까 또 의사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희망을 품으시고 개인위생 신경 쓰시면서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이성구 대구의사회장으로부터 코로나 19 관련 인터뷰를 마칩니다.

바쁜 가운데도 불구하고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요, 정말이지 대구는 코로나 19와 일대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눈물로 호소문을 낭독하던 대구광역시의사회 이성구 회장의 모습이 잊히지 않습니다.

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장(사진 가운데)이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을 방문해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성구 회장은 의료지원을 하겠다며 동참 의사를 밝힌 회원들을 선별진료소, 대구동산병원 등에 적절하게 배치할 계획이다. 사진=의협신문​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장(사진 가운데)이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을 방문해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성구 회장은 의료지원을 하겠다며 동참 의사를 밝힌 회원들을 선별진료소, 대구동산병원 등에 적절하게 배치할 계획이다. 사진=이엔김연합내과 제공
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장(사진 가운데)이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을 방문해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성구 회장은 의료지원을 하겠다며 동참 의사를 밝힌 회원들을 선별진료소, 대구동산병원 등에 적절하게 배치할 계획이다. 사진=의협신문​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장(사진 가운데)이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을 방문해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성구 회장은 의료지원을 하겠다며 동참 의사를 밝힌 회원들을 선별진료소, 대구동산병원 등에 적절하게 배치할 계획이다. 사진=이엔김연합내과 제공

다음은 이성구 대구시 의사회장의 호소문 전문.

5700 의사 동료 여러분들의 궐기를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5700 의사 동료 여러분!

지금 대구는 유사 이래 엄청난 의료재난 사태를 맞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감염자의 숫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대구에서만 매일 100여 명의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사랑하는 부모, 형제 자녀들은 공포에 휩싸였고 경제는 마비되고 도심은 점점 텅 빈 유령도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생명이 위독한 중환자를 보아야 하는 응급실은 폐쇄되고 병을 진단하는 선별검사소에는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이 넘쳐나는 데다 의료인력은 턱없이 모자라 신속한 진단조차 어렵고, 심지어 확진된 환자들조차 병실이 없어 입원치료 대신 자가격리를 하는 실정입니다.

사랑하는 의사 동료 여러분!

우리 대구의 형제자매들은 공포와 불안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의사들만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응급실과 보건소 선별 진료소에는 우리의 선후배 동료들이 업무에 지쳐 쓰러지거나 치료과정에 환자와 접촉하여 하나둘씩 격리되고 있습니다.

환자는 넘쳐나지만, 의사들의 일손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권영진 시장은 눈물로써 의사들의 동참과 도움을 호소하고 있고,

국방업무에 매진해야 할 군의관들과 공중보건의까지 대구를 돕기 위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의사 동료 여러분!

저도 의사 동료 여러분들도 일반 시민들과 똑같이 두렵고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러나, 대구는 우리의 사랑하는 부모 형제 자녀가 매일매일을 살아내는 삶의 터전입니다.

그 터전이 엄청난 의료재난 사태를 맞았습니다.

우리 대구의 5700 의사들이 앞서서 질병과 힘든 싸움에서 최전선의 전사로 분연히 일어섭시다.

우리 모두 생명을 존중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선후배 형제로서 우리를 믿고 의지하는 사랑하는 시민들을 위해 소명을 다합시다.

먼저 응급실이건, 격리병원이건 각자 자기 전선에서 불퇴전의 용기로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끝까지 싸웁시다.

지금 바로 선별 진료소로, 대구의료원으로, 격리병원으로 그리고 응급실로 와주십시오.

방역 당국은 더 많은 의료진을 구하기 위해 지금 발을 동동 구르며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일과를 마치신 의사 동료 여러분들도 선별 진료소로, 격리병동으로 달려와 주십시오.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 바로 저와 의사회로 지원 신청을 해주십시오.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대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시민들을 구합시다. 우리 대구를 구합시다.

사랑하는 의사 동료 여러분!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요 어려울 때 노력이 빛을 발합니다.

지금 바로 신청해 주시고 달려와 주십시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제가 먼저 제일 위험하고 힘든 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성구 대구광역시의사회 회장은

1985년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94년 이성구 내과의원과 2006년 이앤김연합내과를 개원했고 동구의사회 공보ㆍ법제ㆍ학술이사, 대구ㆍ경북 개원내과의사회 제7대 회장, 2015년 대구시의사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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