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심판한 민심 '새는 왼쪽 날개만 날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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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심판한 민심 '새는 왼쪽 날개만 날아도 된다'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0.04.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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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더시민만으로 180석, '야당 심판', '보수 패배' 결론
발목잡기와 막말, 대안세력 부재, 코로나 19 정부 대응 등 영향
김웅 "오만한 정권을 오만한 야당이 못 잡는다는 게 국민 뜻"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15일 오후 출구조사 결과를 본 후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15일 오후 출구조사 결과를 본 후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4.15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과 미래통합당의 참패, 정의당의 부진과 민생당의 몰락으로 막이 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과 16년 만의 '60%대 투표율'로 바뀌었고 지역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민심은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만으로 180석을 만들며 여당과 정부의 손을 들어주고 더 큰 힘을 실어주었다.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은 '야당 심판론이 먹혔다', '보수의 완벽한 패배'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내내 실효성 있는 대책 없이 발목잡기와 비판으로 일관하고 심지어 선거 정국에서는 '막말'까지 일삼은 보수야당을 국민이 심판했다는 것이다. 정부 비판에 앞장선 야당의 중진들이 대거 낙선하고 '검찰개혁'을 주장했던 민주당 후보들이 접전 끝에 승리한 것을 들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이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래통합당의 참패에 대해 많은 이들은 ▲정부의 코로나 19 대응에 대한 믿음 ▲통합당의 거듭된 발목잡기와 막말 ▲대안세력의 부재 ▲탄핵 후 반성없는 모습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로나19에 대해 정부가 대책을 굉장히 잘 세웠고 대응을 잘 하면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믿음이 '정권 심판론'을 누르는 효과가 있었고 유권자들이 그동안 '국회가 너무 무능하다,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려할 때 힘이 실리지 않는다. 집권 세력에 힘을 몰아줘서 빠른 대처가 가능하게 해줘야한다'는 평가들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통합당이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후보에게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한 것도 변수가 됐다"고 밝혔다.

권영철 CBS 대기자는 역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미래통합당은 선거운동 초기에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를 내걸고 정권 심판론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지난해 말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이미 정권 심판론보다 야당 심판론이 우세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초기에 정권 심판론이 약간 고개를 든 적도 있어 그대로 밀고 갔는데 그러면서 타이밍을 놓치고 막판 사전투표가 끝나서야 '견제론'을 내세웠다"고 밝혔다.

또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처럼 어느 정도 쏠림이 굉장히 심화되면 균형을 찾아가는 게 전체적인 선거의 흐름이고 유권자의 심리라고 봤는데 이번 선거만 놓고 보면 2020년 대한민국 유권자, 특히 수도권의 경우는 '새는 왼쪽 날개로만 날아도 된다'라고 판정을 한 것이다. 야당이 어떤 대안세력 혹은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세력으로 적합하느냐라는 부분에서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지점이 있는데 통합당이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갑에서 당선된 김웅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권이 아무리 오만해도 오만한 야당이 심판할 수는 없다'는 게 국민들의 뜻이었던 것 같다. 어쨌든 우리 당은 3년 전 탄핵이라는 엄청난 심판을 받은 당인데 상대의 문제점을 제시하기보다 우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했는데 그게 너무 없었다. 솔직히 나도 중앙당에서 경제 문제를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감이 오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황교안 대표가 선거 결과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고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16일 "야당도 변화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 국민이 이 정부를 도우라고 요구한 만큼 야당도 뜻을 따르겠다. 아무리 부족하고 미워도 나라의 앞날을 위해 야당을 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심점들이 사라진 시점에서 통합당의 변화가 이루어질 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상일 소장은 "선거에서 대패하고 21대 국회가 된다 해도 국민들 눈에는 똑같은 정당이다. 대안없는 비판에 주력한다는 것이 야당으로서 미래통합당이 가장 비판받는 지점이었는데 국민들이 그렇게 심판을 하고 표를 주지 않았던 부분들을 선거 패배와 관련없이 극복하면서 거듭난다면 지금의 상황이 약이 될 수 있지만 그 부분이 안되면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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