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설설(舌說)~ 끓는 뒷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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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설설(舌說)~ 끓는 뒷말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0.04.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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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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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그 말도 많던 선거가 끝나면 좀 조용해지나 했더니, 앞말보다 뒷말이 더 설설 끓는 것 같습니다.

뒷말, 옛날에도 ‘뒷다마 깐다’라고, 그다지 좋지 않게 말했었죠. 영어에서 ‘Backbiting’은 우리 말 뒷말에 해당하는데, 뒤에서 마구 헐뜯는다는 표현으로 나쁘게 여기는 말이라 합니다.

뒷말은 뒷소리, 쑥덕공론 등 다른 말로 해봤자 여러 사람이 끼리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낮게 수군대는 것이어서 절대 좋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총선 후 나도는 큰 뒷말은 '사전투표 조작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투표 전에 막말을 심하게 했다가 (그 탓인지 모르지만) 낙선한 사람들이 계속 해대니 우호적 열기는 물론 궁금증도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또 같은 진영 안에서마저 비난을 하니까 제기한 그 설이 탄력도 받지 못하고...

선거, 경기에 패한 쪽 후보(선수), 지지자, 팬들은 자신의 믿음과 전혀 다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리적 현상이 이는 모양입니다. 제가 겪어봐서 압니다.

학생 때 무슨 회장 선거에 나섰습니다. 2명이 겨루는 상황, 상대가 만만치 않았지만, 저는 더 만만만치 않았다고 스스로 생각했는지라 ㅋㅋ 5% 이상으로 이길 것 같은 예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표를 까봤더니요, 제가 거의 그만큼의 차이로 지더군요. ㅠㅠ ‘이럴 리가 없는데... 뭔가 투개표 과정에서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들었고요, 갸우뚱 기울어진 고개가 한참 동안 바로 서질 않았습니다.      

바로 이런 거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은 죽어도 자기 자신에게 관대하고 마는 본능이 있어서 끝까지 자기 허물을 모르거나 알아도 한참 뒤에 겨우 깨닫기가 일쑤인 거 같습니다.

그러니 일이 끝나자마자 나와 겨뤘던 사람, 날 돕지 않았던 세력에 대해서 험담을 하기 마련이고 그게 뒷말로 남는 것이죠.

뭐, 없는 자리선 임금 욕도 하는 거라며 다소 격하게 누굴 씹어도 된다는 험담이나 뒷말에 대한 온정론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면서 자주 겪지 않던가요? 뒷말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거나 뒷말하는 현장을 당사자가 듣거나 봤을 때, 이만저만 곤란해지지 않습니다. 뒷말에 대한 뒷감당도 힘들고 그 사람과의 관계가 뒷말 이전으로 돌아가긴 매우 힘들어지고 맙니다.

차라리 앞에서나 또는 시작 전에 하면 한 두 마디 다툼 선으로 끝나지만, ‘악성 뒷담화’는 한(깐) 사람에게 큰 화로 돌아갑니다.  

누가 누군가의 뒷소리를 누구에게 하고 있다고 칩시다. 이 사람이 나를 믿으니까, 나를 좋아하니까 내게 내밀한 얘기까지 해주는구나 라고 생각할 줄 압니까? 아닙니다. 친한 관계라는 생각은 잠시, 당신을 가볍다고 여기고 바로 또 다른 뒷소리로 재생산해낼 겁니다.  

이건 순기능이라 해야 할까요? 뒷말 지껄이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약간의 도움이 된다고는 봅니다. 포도 못 따먹은 여우가 혼자 ‘저 포도는 시어~!’라고 뒷말을 중얼대며 능력 부족에서 온 실패의 수치를 덮는 것처럼 말이죠.

또 자기를 옹호해주는 사람들과 일시적으로 공감대도 형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왜 인간에겐 싫어하는 일이나 사람을 힘 합쳐 드센 말로 공격함으로써 쾌감을 느끼는 본능도 있잖습니까!

뒷말은 설설~~~ 끓습니다.

이 ‘설설’은 군불 잘 땐 방 아랫목처럼 좋은 따끈함이 아닙니다. 남 앞에서 기가 죽어 말이나 행동을 자유로이 못하고 종처럼 따르는 걸 '설설 긴다'고 하는데, 바로 그런 이가 허공에 대고 하는 아무 영양가 없고, 비겁하고 짠한 푸념일 뿐입니다.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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