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잠적소동이 가져온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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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잠적소동이 가져온 교훈
  • 시사주간
  • 승인 2020.05.0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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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님 문고리 잡기’식 북한 보도 “자탄(自歎)”
북한 동향 제대로 아는 것은 생존과 직결
불확실성 커질 가능성 경계해야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이런 해프닝도 없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적소동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취약성을 보여줬다.

그동안 우리는 수차례 김 위원장의 잠적소동을 겪었다. 그때마다 온갖 유언비어가 나돌고 언론은 경쟁적으로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설을 보도했다. 본지도 신중에 신중을 기했으나 어쩔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 점에 대해 독자 여러분에게 유감을 표한다.

북한 보도는 사실 ‘장님 문고리 잡기’라는 언론계의 오랜 자탄(自歎)이 있다. 이번에도 조심스러웠으나 CNN같은 유력매체가 보도하는 마당에 뒤처질 수가 없어 보도 경쟁에 나섰다. 우리가 이번에 또 다시 뼈저리게 느낀 것은 북한 체제의 허무맹랑함이다. 어두운 동굴을 탐사해야 하는 것 같은 이 체제는 예측 불가능하다. 지구 반대편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글로벌 시대의 어색한 삽화(揷畵)다. 미국의 정찰자원이 동원되고 우리나라 및 각국의 정보망이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일반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루뭉술한 말로 오히려 의문을 증폭시켰다. 일부 정치인은 "99% 확신" 등의 말로 문제를 크게 만들었다. 우리 정부는 단호하게 선을 긋기는 했지만 국민들은 반신반의했다.

아무튼 이 해프닝은 우리 사회에 또 다른 교훈을 낳았다. 불가능할 뿐 아니라 불가사의하기까지 한 북한의 행동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말고 의연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한 각종 시나리오를 재점검하고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2011년 12월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사실을 48시간이 지나서야 알기도 했다. 불확실성이 언제든 커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 등의 대북 정보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한다. 사실 문재인 정부 들어 미국에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말이 여러번 나왔다. 일본과는 지난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문제로 틈이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북한은 핵보유국이다. 상당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나라의 최고 권력자나 군부의 동향을 제대로 아는 것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이번 사태는 급변사태에 대비한 한층 체계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가장 필요한 나라는 우리나라다. 이런 문제를 적극 들여다 보고 선제적인 공조방안을 심화, 확대해 나가야 한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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