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창업 권하는 사회' 창업 기업 실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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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창업 권하는 사회' 창업 기업 실태 살펴보니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5.0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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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창업기업 늘고 있지만, 7년 이내 기업 많지 않아
대학생 CEO 등 정부 지원 청년 창업, 부작용도 속출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전 세대가 ‘아무나 못한다’며 폐가 망신의 지름길이라 생각했던 창업은 현 시대에서는 ‘유행’에 가깝다. 성공한 청년 창업가 및 유니콘 기업들의 소식이 각종 포털을 장식하고,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최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창업기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자료출처=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가 사업 개시 7년 이내 창업기업의 현황 및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진행한 ‘2019년 창업기업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말 기준, 창업기업은 총 174만8000개로, 고용인원은 총 290만명, 매출액은 총 705조 5000억원이었다. 이는 변경된 모집단(통계기업등록부) 기준으로 직전 3개년(2015년~2017년)의 창업기업 현황을 별도로 추적•분석한 결과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창업기업은 172.2만개에서 173.4만개, 다시 174.8만개로 증가했으며, 총 매출액은 660.9조원에서 679.1조원, 다시 705.5조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총 고용인원도 281.6만명에서 294.5만명, 다시 290.0만명으로 매년 소폭 변동 했다.

◇ 중년 남성이 ‘3년 이내 첫 단독 창업한 기술 기업’ 가장 많아

‘2019년 창업기업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대표자 성별은 남성이 58.6%로 여성 41.4%보다 다소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40대가 32.4%, 50대가 29.3%로 40~50대 중년층이 61.7%를 차지했다. 

또 창업자의 71.8%가 처음 창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창업팀을 구성하여 창업을 준비한 비율은 18.0% 수준으로 대부분이 단독으로 창업을 준비(82.0%)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기업은 대부분 본인의 아이디어로 독자창업(86.0%)을 하였으며, 기술이전(8.8%), 아이디어 보유자와 공동창업(2.7%), 아이디어 교류•협력을 통한 아이템 발굴 창업(2.6%) 순으로 나타났다.

자료출처=중소벤처기업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기술기반업종이 2017년말 기준 4만개로 전체 창업기업의 25.2%이며, 전년대비 2.5% 증가하는 등 전년대비 0.8% 증가한 비기술기반업종에 비해 증가세가 뚜렷하다. 창업기업의 성장단계(업력)별 현황을 살펴보면, 창업 3년 이내의 초기기업이 전체 창업기업의 60.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별 기업당 고용인원은 1.3명, 매출액은 2억9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창업 후 3년 ~ 7년이내 기업은 전체 창업기업의 31.6%이며, 기업당 고용인원은 2.2명, 매출액은 5억6000만원으로 나타났다.

‘17년 기준 창업기업 성장단계(업력)별 현황

자료출처=중소벤처기업부

창업시 어려움을 느끼는 요소는 주로 자금확보(71.9%)였고, 다음으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44.1%), 지식•능력•경험부족(33.6%) 순이었다. 경영에 가장 어려운 점은 영업•마케팅(69.8%)으로 나타났으며, 판매납품 단가•인하(37.0%), 재무자금 관리(2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1조1181억원 투입한 창업지원 정책… 부작용도 많아

정부에서는 창업을 통해 청년실업률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낳기 위해 각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전년 대비 4% 높인 1조1181억원을 창업지원 정책에 투입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K스타트업의 경우, 기술창업소재가 있는 예비창업자의 원활한 창업사업화를 위해 사업화 자금, 창업교육,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예비 창업 패키지’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K-스타트업’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모집한 ‘2020년 예비창업패키지 일반분야’의 경우 사업자금은 최대 1억원이었다.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중소벤처기업부 지원하에 진행하는’2020년 예비창업패키지 여성 특화분야‘의 경우, 시제품제작, 지재권 확보, 마케팅 등에 필요한 사업화 자금 평균 5100만원(최대 1억원)과 창업 및 경영에 필요한 기본 교육 40시간 등이 제공됐다. 

다만, ‘창업 권하는 사회’의 분위기가 갖춰지며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기준 기업생명 행정통계’에 따르면 국내 신생기업 10곳 중 4곳은 1년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생기업이 1년 후에도 생존할 확률은 65.0%에 불과했으며, 그마저도 창업 5년 후 생존율은 29.2%로 뚝 떨어졌다. 폐업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68만8000곳이며, 이로 인해 94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창업 지원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중소기업부 창업진흥원에서 청년 창업기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8년 전국의 대학(전문대학 포함) 418곳에서 학생 창업자는 1648명으로 전년 대비 26.8% 증가했지만,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대학알리미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18년 1월~12월) 대학생이 등록한 스타트업 중 3분의 1 정도는 매출이 0원이었다. 

대학생 스타트업 1곳당 평균 고용 인원은 1.2명에 불과했다. 창업 수는 늘어나지만, 실속은 없다는 증거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창업 경험을 취업 스펙으로만 활용하고 무책임하게 접는 경우도 나타났다.

또, 청년창업을 발굴하기 위한 과열 현상으로 인해 창업에 뜻이 없는 학생들까지 억지 춘향으로 창업 교육을 들으며, 불만이 속출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7년 4월 27일 ‘청년•여성 취업연계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대학을 중심으로 한 대학(원)생들의 창업지원제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창업 수업을 졸업을 위한 필수 코스로 넣는 대학도 생겨나면서 창업에 관련이 없는 학과까지 억지로 수업을 듣고, 창업 계획서 등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학생은 “전반적으로 창업을 강요받는 느낌을 받아서 나중엔 거부감까지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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