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의 BDS 라운지] 녹록치 않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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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리의 BDS 라운지] 녹록치 않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
  • 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 승인 2020.05.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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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채원 기자
사진=황채원 기자

[시사주간=이혜리 도시계획연구소 이사] 대다수의 언론은 연일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의 강력한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규제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강남을 비롯한 '마용성' 등의 서울 주요 지역들의 가격이 소폭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들의 경우 여전히 가격상승의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모양새다.이는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감정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살펴보면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은 1월 중순 이후 꾸준히 마이너스 대 변동률을 보이며 5월 11일 -0.12%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국의 경우 1월 이후 꾸준히 플러스 변동률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보기 힘든 지표를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들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매매시장에서는 규제 지역들을 피한 규제 외 지역에서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풍선효과로 수도권의 수원, 용인 등의 지역들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수도권에 또 다른 풍선효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됐으나 역시 인근 지역인 안산의 거래량이 늘어나며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안산시의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12월(1379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3579건으로 집계됐다. 또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4월 기준 안산시아파트 3.3㎡ 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 1월 1003만원에서 1086만원으로 8.3% 상승했다.이는 201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은 매매가다.

수도권 이하의 지역도 이러한 현상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가파른 상승으로 투기지역으로 묶였던 세종시 인근의 청주 역시 풍선효과로 인한 가격상승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청주 복대동의 두산위브지웰시티의 전용 80㎡는 2019년 10월 3억6743만원에 거래됐으나 2020년 5월 4일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 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2억원 가까이 오른셈이다.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이동 역시 중저가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고가 아파트들의 규제가 강화되자 부동산 투자 수요가 1억원대 이하의 갭투자가 가능한 지역으로 몰렸다.

안산 단원구의 군자주공12단지 38.64㎡(15평형)의 경우 2019년 7월 매매가가 9978만원, 전세 8125만원으로 갭이 1853만원에 불과해 소액 투자자들이 몰렸다. 투자자들이 몰리자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이 상승해 5월 현재 매매가는 1억 5513만원으로 약 50%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단기간에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다소 어려워 보인다.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 추이의 경우 1월 104.2에서 4월 70.8으로 30% 가량 폭락했다.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통계청 제공)’의 경우는 전국 1월 지수가 123.0 에서 3월 115.6 으로 7.4로 소폭 하락했으나 지표가 100을 기준으로 나뉘는 지수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하락으로 보기 힘들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가 100 이하로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택매매 심리지수가 100이상을 유지하며 강세에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부동산 매매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수요는 규제 중심에 있는 고가 주택이 아닌 중저가 주택 위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앞으로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SW

llhhll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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