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재난지원금 첫주, 소비진작 효과 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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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재난지원금 첫주, 소비진작 효과 점수는?
  • 오영주 기자
  • 승인 2020.05.19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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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 기대했던 재래시장 등 골목상권은 아직.....접근성 좋은 편의점만 매출 상승
재난지원금은 공돈? 평소 안팔리던 양주, 고급 아이스크림 등 판매량 늘어
사진 출처 = 긴급재난지원금 조회 사이트 

[시사주간=오영주 기자] 재난지원금 사용이 시작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은 재래시장, 외식업종이 아닌 편의점으로 나타났다. 또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하지 않던 육류, 화장품 등 상대적 고가 상품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6~17일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의 매출은 일상 생필품과 장보기 관련 상품 중심으로 많이 증가했으나 15일부터 17일 롯데마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감소했다. 전주와 비교해도 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출처 = GS리테일
사진 출처 = GS리테일

이는 대형마트 등에서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되면서, 편의점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대형전자판매점, 면세점, 유흥업종,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종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지만 같은 브랜드 매장이라도 백화점 입점 여부에 따라 다르거나, 이케아•스타벅스 등 글로벌 대기업 매장은 사용 가능한 곳이 있어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

재난지원금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재래시장도 예상보다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재난지원금 포인트가 지급된 카드로는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업자 등록이나 카드 단말기 설치 없이 장사하는 영세 상인들은 더욱 혜택을 받지 못했다. 제주 동문재래시장상인회장은 "시장은 아직까지 크게 체감이 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가구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있으니 앞으로 시장에도 손님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킨•커피•패스트푸드 등 외식업계가 많이 차지하는 프랜차이즈업종의 매출 신장도 편의점 업계와는 온도 차가 느껴졌다. 편의점에서는 매출이 하루 최대 70%까지 뛰었으나,  프랜차이즈업종의 13일 매출 신장률은 전일 대비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는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를 정할 때 대형 프랜차이즈를 다소 복잡하게 구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맹점에서는 누구나 지원금을 쓸 수 있지만, 직영점은 사업자 소재지가 있는 지역만 가능하기 때문에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에 편의점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있으며 사용이 편리하기 때문에 수요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인원 수로 보았을 때 지원금을 가장 많이 받는 1인 가구(1인 40만원, 2인 50만원, 3인 80만원, 4인 100만원)의 주 소비처가 편의점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을 줄이고 소비 진작 효과를 늘리기 위해 사용 가맹점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처음하는 일이다보니 저희(정부) 의도와는 달리 실수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사용처 간 형평성 논란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가맹점을 넣고 빼고 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 추후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금액과 업종도 분석하기로 했음을 전했다.

◇ 재난지원금에 와인, 화장품, 육류 등 ‘상대적 고가 품목’ 판매 급증

와인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의 모습. 사진 출처 = 세븐일레븐

또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편의점에서는 와인, 화장품, 고기 등 ‘상대적 고가 품목’이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편의점에서 주로 판매되지 않던 품목들이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전주 대비 일상 생필품과 장보기 관련 상품 중심으로 판매가 부쩍 늘었다. 그중 고가에 해당하는 면도기와 남성화장품은 각각 45.2%와 48.1%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13일 남성화장품 매출은 전날보다 72.9% 로 급증하며, 일일 품목별 신장률 1위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남성화장품, 면도용품은 가격대가 1만~2만원대로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군에 속해 많이 구매하지 않던 품목이었다"며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고가 품목들의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평상시에 잘 팔리지 않던 기저귀(35.8%)와 샴푸•비누•칫솔 등 생필품(15.7%)도 판매률이 상승했으며, 고가 상품인 와인과 양주가 각각 17.2%, 12.8% 상승했다. 그에 비해 맥주는 8.3%, 소주•막걸리는 4.1% 증가하는데 그쳤다. 디저트류의 경우도 ‘나뚜루’와 ‘하겐다즈’ 등 고급 아이스크림 매출은 21.6% 증가했으나 일반 저가형 아이스크림은 9.9% 증가하는데 그쳤다. 

CU에서도 와인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16~17일)동안 와인은 재난지원금 사용 전 주말(5월 9~10일)보다 23.3% 더 팔렸다. 반면, 맥주와 소주는 각각 12.4%와 7.2% 상승에 그쳤다. 또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10.7% 상승했으며, 과일과 채소, 식재료 매출이 14∼16% 증가했다.

이마트24에서는 기저귀 판매량이 두드러졌다. 18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기저귀 판매량은 전주 동기 대비 54.1% 증가했으며, 어린이 음료(71.5%)와 완구(24.7%), 토이캔디(19.6%), 아기물티슈(18.3%) 등의 어린이 관련 상품도 증가세를 보였다.

육류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의 모습. 사진=GS리테일
육류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의 모습. 사진=GS리테일

GS25에서는 육류와 헤어, 바디세정용품 매출 증가가 눈에 띄었다.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6∼17일 국산 과일류와 돼지고기, 수입 소고기, 양곡류 매출은 50% 이상 뛰었으며,
헤어, 바디세정용품 매출이 직전 주말 대비 3배 이상인 265.6% 증가했다. 반려동물용품, 소형 가전류, 완구류 등 판매량도 50% 이상 증가했으며, 골프와 캠핑 등 스포츠용품 매출도 2배(111.7%) 넘게 늘었다. 

GS25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1인 가족 위주로 정육, 양곡 등 편의점에서 장보기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5만8천원짜리 펭수 인형 등 완구류 등 고단가 소비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SW
 

oy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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