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국, 인종 관련 건강 및 보건 불균형, 새 이슈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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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 인종 관련 건강 및 보건 불균형, 새 이슈로 부각
  • 조명애 워싱턴 에디터
  • 승인 2020.06.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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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라이브스 메터’ 운동 지지자 늘어나
흑인과 소수 민족 그룹, 질병 노출 더 높아
건강보험 없고 수입 낮아 사망률 급증
백인 경찰의 과잉 제압으로 목이 짓눌려 숨진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이 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에서 거행된 가운데 그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가운데)가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휴스턴=AP
백인 경찰의 과잉 제압으로 목이 짓눌려 숨진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추도식이 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 교회에서 거행된 가운데 그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가운데)가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휴스턴=AP

[시사주간=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인종 관련 건강 및 보건의료 불균형이 미국 사회에서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체계적인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블랙 라이브스 메터(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지지하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이러한 불평등에 항의하기위해 거리로 나섰다. 여기다 ‘코로나19’가 급속 확산하면서 이미 존재하는 사회적 불평등이 수면위로 드러나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블랙 라이브스 메터는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의미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향한 폭력과 제도적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운동이다. 지난 5월 25일 미국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폭력에 의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 자료에 따르면 아메리칸 인디언, 알래스카 원주민 및 기타 소수 민족그룹과 흑인이 새로운 질병으로 인한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지난 5월 중순 미국 예일대학의 캐리 그로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흑인은 백인보다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3.5배, 라틴아메리카인은 거의 2배 높았다. 특히 어떤 지역에서는 5~ 10배 이상 높았다.

또한 비정당 미국공공미디어(AMP)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흑인 사망률이 백인보다 2.4배, 아시아 및 라틴계보다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5월 19일까지의 총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계산했는데 흑인은 코로나19 사망률 데이터를 공개한 모든 지역에서 인구의 13%를 차지하지만 사망률은 25%를 차지했다.

제도적 차별로 인해 흑인과 다른 유색인은 위험한 직업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비히스패닉 흑인 및 히스패닉계 미국인은 식료품점, 위생업, 농업, 육류 공장, 요양원의 일선 의료 종사자, 조기 보육교사 등의 직업이 많았다. 이러한 직종은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바이러스 확산에 디딤돌이 된다. 이 노동자들 대 다수는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특히 이러한 일자리는 직원들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저임금 근로자에게 보상은 거의 하지 않고 막대한 위험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 역사적이고 현대적인 제도적 인종 차별로 인해 흑인과 다른 많은 유색인종은 몇 달 또는 몇 주 동안 수입없이 지내기 어렵다. 따라서 집에 머무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라는 정부의 요구에 따르기 힘들다.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 윌리엄스 교수는 “2015년 미국의 국가 데이터에 따르면 백인 가구가 받는 가정 소득을 1달러로 볼 때, 흑인 가구는 59센트, 라틴계 가구는 79센트, 아메리카 원주민 가구는 60 센트를 받는다”고 말한다. 그는 흑인은 실제로 고혈압, 심장병 및 당뇨병과 같은 질병, 코로나19의 중증도를 증폭시키는 조건을 가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흑인과 소수 민족은 백인보다 이러한 질병에 더 많이 걸릴뿐 만 아니라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보험에 가입할 가능성이 적으며 치료를 받을 가능성도 낮아진다. 임신여성으로 코로나19에 걸린 여성 중 56%가 흑인이라는 연구결과(영국 왕립대학)도 나와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미국의 의료 및 사회복지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윌리엄스 교수는 메디컬뉴스투데이와 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아메리카 원주민 흑인은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더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짧은 삶을 살고 있다”면서 “이는 백인보다 수술건수가 적고 질이 낮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때문”이라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공중보건협회(American Public Health Association)의 전 회장인 존스 박사는 ‘민권법(civil rights laws)’ 시행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법은 1870년 남북전쟁 이후 해방된 흑인의 인권보장을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그는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불의에 항거하는 많은 사람들을 깨우고 있다”며 “의료 및 우리 생활의 다른 영역에서 불의를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말했다. SW

jma@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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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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