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임금 체불, 협박' 당해도 이직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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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임금 체불, 협박' 당해도 이직은 안된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6.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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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변경 제한 '고용허가제' 헌법소원 제기
이주노동자 "부당행위 당해도 '사업자 승인' 있어야 이직, 법 효과 없어"
고용노동부 "사업자 문제 확인시 승인 없이도 이직 가능, 그 외는 합의 필요"
지난해 10월 이주노동자들이 '고용허가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10월 이주노동자들이 '고용허가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최근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의 변경을 제한하는 '고용허가제'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국가배상책임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주에게 임금 체불, 협박 등 불이익을 당해도 사업주의 동의를 얻어야 이직을 할 수 있는 고용허가제로 인해 불이익을 참고 일해야하고 이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대문이다.

지난 3월 이주공동행동 등 인권단체들은 "현행 법률은 사업주 측의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사업장 변경을 금지해, 이주노동자들이 자기 의사에 따라 사업장을 바꿀 수 없고, 제한적 사업장 변경도 원칙적으로 3회, 취업 활동 연장시 2회를 초과할 수 없어 직장 선택의 자유는 물론 직장을 떠날 자유도 없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고용허가제는 국내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고용조건에 있어 국내 노동자와 동등한 대우를 보장해주는 제도로 1년마다 사업주와 고용계약을 갱신토록 하고 최대 5년 이내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임금, 근로시간, 휴일 등 고용조건에 대한 근로계약을 체결해야하고, 근로조건이나 노동관계법, 사회보험 적용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고 있으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정해진 기간 동안 지정된 사업체에서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계약서와 전혀 다른 노동 환경에서 일을 해야하는 상황에도 사업주의 승인 없이는 이직을 할 수 없는 현행 허가제 때문에 부당한 노동 조건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헌법소원을 낸 이주노동자들은 밀린 임금을 받으려해도 오히려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달라며 퇴사를 하지 못하게 하고 '사업장을 나가면 불법체류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했으며 계약서에 나오지 않은 '식비 삭감' 등을 고스란히 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주노동자가 다른 사업장으로 갈 수 있는 경우는 '근로계약 해지, 근로계약 만료 후 갱신 거절'과 함께 '휴업 및 폐업, 사용자의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등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인해 사회통념상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를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인정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경우'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이 조항도 역시 '사업자 승인'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근로조건 위반, 부당한 처우'에 대해서도 입증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효과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몇몇 기사에서 나온 사업주의 폭언, 폭행, 성추행, 임금체불, 강제휴직, 날림 기숙사 제공 등은 '사용자 귀책'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실로 판명되면 무조건 변경이 가능하다. 그 이외에는 사용자가 사업장 변경 신청을 하고 사업주가 고용변경 신고를 해야 사업장 변경이 이루어지는데 내국인의 경우처럼 당연히 양쪽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합의를 해주냐 안해주냐의 사항이지 승인을 하느냐 안해주냐의 문제가 아니다. 위법한 사업장은 외국인 고용 자체를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를 아는 근로자들이 다른 근로자들이 취업을 하지 못할까봐 신고를 하지 않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취업비자는 사업장 소속으로 근로를 한다는 조건으로 나오는 것이고 사업장에 적이 없으면 비자가 취소가 된다. 고용허가제가 없어질 경우 짧은 시간에 다른 사업장으로 이직하려는 경우가 생기고 월급을 많이 주거나 일이 비교적 편한 회사에 몰리는 반면 열악한 회사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모두 고용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노동질서를 위해서라도 고용허가제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정규 변호사는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언론 보도에 언급된 사례들은 사업주들이 고용계약 해지에 동의를 해 주지 않는 경우인데 노동부는 '사업주 승인이나 동의없이 이직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해명하고 있다. 이는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주의 동의가 없으면 안된다는 고용센터 담당 공무원의 설명을 반박할 공식문서를 노동부로부터 받아냈다"고 밝혔다.

또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근로계약 해지, 계약만료 후 갱신 거절로만 사업장 변경이 가능하기에 이주노동자들의 선택권은 실질적으로 없다"면서 "최근 한 노동자가 사용자에 문제 제기 후, 폭행을 당해 고용복지센터에 찾아갔으나 '사장에게 사과하고 화해하라'는 답변만 들은 사실이 밝혀졌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주노동자에게 무급휴직을 강요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고용허가제로 이직 횟수가 제한돼 사용자의 요구를 뿌리치기 어려운 현실을 고용노동부는 건넛산 처다보듯 바라보고만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결국 법률상으로는 부당한 노동행위가 발생할 경우 사업자의 동의 없이도 이직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실은 사업자가 이주노동자들을 놓아주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 이번 문제를 통해 알려진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고용센터 등이 기계적인 '화해', '합의'를 종용하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기보다는 양측의 진짜 문제가 무엇이고 원인을 파악해 그에 맞춘 대책을 세워 이주노동자들이 부당한 노동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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