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 폭파⓵] 향후 전개될 북한의 시나리오는
상태바
[연락사무소 폭파⓵] 향후 전개될 북한의 시나리오는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0.06.16 22:09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19 군사합의 파기-군사도발 나설 것" 압박 메시지
인민군총참모부 “군사행동 실행준비 갖췄다” 입장문
개성공단-금강산 지구 일대에 북한군 재배치 가능성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대 군 관측 장비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모습이 담겼다. 사진=국방부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이 16일 오후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다음 행보는 뭘까 주목된다.

이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조치로 협박한 단계별 대남 적대 조치 중 두 번째 단계다. 1단계로 지난 9일 남북 간 모든 연락·통신 채널을 단절한 뒤 1주일 만에 연락사무소 철거 조치를 이행했다.

김여정은 13일 개인 명의로 낸 담화에서 확실히 남조선과 결별할 때가 됐다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개성공단에 건설했던 연락사무소를 폭파할 것이란 사전 경고였다.

이에 따라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북한이 다음 행동 단계인 9·19 군사합의 파기 및 군사도발에 나설 것이란 압박 메시지를 우리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군은 김여정 담화에 부응해 군사 도발로 대남 압박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크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에 공개 보도 형식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우리 군대는 최근 각일각 북남관계가 악화일로로 줄달음치고 있는 사태를 예리하게 주시하며 당과 정부가 취하는 그 어떤 대외적 조치도 군사적으로 튼튼히 담보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언제든 군사행동을 실행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고 밝혔다.

총참모부는 이어 북남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에 군대가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병력을 재배치하려는 후보지로 이날 연락사무소가 폭파된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구 일대를 꼽았다. 북한의 군사 요충지 중 한 곳인 개성은 서울과의 직선거리가 39에 불과해 재래식 장사정포와 방사포 등을 동원한 기습 공격이 가능하다.

2003년 개성공단 착공 이전까지만 해도 개성공단 일대에는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이 배치돼 있었다. 금강산 역시 그동안 관광객들이 이용하던 남북 통로에 군부대가 배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9·19 군사합의로 철거됐던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가 다시 설치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로는 금강산 지구에 있는 남한 시설물을 폭파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올 봄에 폭파 철거하려고 준비 중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이 묶이면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북한의 군 병력 재배치 방침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육··공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행위를 금지한 9·19 군사합의 파기에 해당한다. 특히 김여정의 담화나 이번 총참모부의 입장문이 모두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 게재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실제 군사 행동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만약 북한이 군사도발 카드를 꺼내 든다면 대북전단 살포에 대응해 고사포 조준사격 등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화력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대남공세도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비난으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달 3일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한 감시초소(GP) 총격 등과 비슷한 총격 도발도 예상된다.

대북전단과 무관하게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나 한강하구에서 무력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어업지도선(단속정)을 활용해 서해 NLL을 침범, 우리 군을 도발하고 경고 사격을 유도하는 경우다. 지난 9일 북한이 남북 연락·통신 채널 차단으로 현재 남북 간 군 통신선, 함정 간 통신 채널이 끊겨 있는 만큼 우발적 교전이 확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는 별도로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에이태킴스 전술 유도탄, 초대형 방사포 등 4월 이후 뜸했던 북한의 이른바 신형 3종 미사일 발사 도발을 재개할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천명하고 나선 만큼 미국을 도발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W

ysj@economic.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