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그룹 리더 이인영 의원-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 거론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의를 재가했다. 김 장관이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한지 이틀 만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늘 오전 10시40분 김연철 통일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김 장관과 만찬을 함께하며 사의 표명에 대한 입장을 경청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전격 폭파·철거한 다음날인 17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김 장관은 당시 통일부 기자실을 방문해 “남북관계가 악화된 데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많은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4시 김 장관의 이임식을 개최하고, 후임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통일부는 서호 차관의 장관대행 체제로 유지된다.
문 대통령은 후임 통일부장관 인사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주무 장관 자리를 계속 비워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여권에서는 관료출신인 조명균 전 장관과 학자출신인 김연철 장관의 추진력이 다소 미흡하다는 불만을 표출해 왔다. 현재와 같은 위기를 돌파하려면 중량급 있는 정치인 인사가 진두지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차기 통일부장관은 문 대통령이 향후 남북관계를 어떻게 끌고 갈지가 변수다. 안정적으로 관리할지, 아니면 돌파구를 적극적으로 모색할지가 인선의 변수로 꼽힌다.
후임으로는 여권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거론된다.
이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으로, 20대 국회 임기 4년간 상임위 활동을 모두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했다. 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 관계 문제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으로 민주당 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리더 격이다. 고 김근태(GT) 전 의원과도 가까워 과거 통일부 장관을 희망했지만 끝내 통일부 장관으로 기용되지 못했던 김 전 의원의 숙원을 푼다는 의미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이행에 깊숙이 관여한 동시에 북한이 가장 신뢰하는 여권 인사라 할 수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름도 꾸준히 오르내린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입각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내에서는 이인영 의원이 유력하다는 견해가 많다. SW
ysj@econom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