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사퇴, 윗선개입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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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사퇴, 윗선개입 있었나!
  • 박지윤 기자
  • 승인 2013.09.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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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시사주간=박지윤 기자] 채동욱(54·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황교안(56·13기)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 발표 1시간여 만에 전격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황 장관이 지난 주말부터 채 총장을 상대로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황 장관은 조선일보가 혼외아들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직후인 지난 7~8일 채 총장을 직접 만나 사퇴할 것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검찰청에 두 차례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요청하라고 했으나 대검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총장이 정면돌파 의지를 보인 이번주에도 황 장관과 국민수(50·16기) 법무부 차관은 전화를 걸어 계속 사퇴를 설득했고, 심지어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도 전화로 "공직 기강 감찰을 받으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 장관은 "채 총장의 사퇴를 종용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채 총장 사퇴 이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검찰 구성원들에게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빈축을 샀다.

이에 따라 채 총장 사퇴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언론을 통해 청와대 측 인사 A씨가 한달 전쯤 이미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뒷조사해 민정수석실에 넘겼고, 한 검찰 간부는 지난달 중순 조선일보 간부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또 A씨가 지난 4일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법조인 서너명을 만나 "채 총장의 여자문제에 대한 조사가 끝났고 결과를 민정수석실에 넘겼다. 채 총장이 조만간 날아갈 것"이라고 발언했다고도 한다.

아을러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조선일보 첫 보도가 나간 직후 아들로 지목된 채모(11)군과 모친 임모(54)씨의 혈액형 등을 파악한 뒤 대검 측에 확인·대조해 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채 총장은 최근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해 조선일보와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법적 조치, 유전자검사 실시 추진 등으로 사태를 정면돌파하려 했으나 지난 13일 황 장관의 감찰 지시가 갑작스레 발표되자 1시간여 만에 자진사퇴했다.

한편 채 총장의 사퇴를 두고 일선 검사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도 지난 13일 긴급 회의를 열고 "채 총장의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며 "의혹이 근거없는 것이라면 사의표명을 거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어 달라"고 공식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의 공개적인 감찰 지시 이후 곧바로 총장이 사퇴했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으로 비치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도 했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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