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제게 주어진 국난 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국난극복을 위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출마의 변을 밝혔다.
'대선 후보간의 경쟁은 안 된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던 홍영표, 우원식 의원이 잇달아 불출마를 선언하고 송영길 의원은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력 후보의 코로나 재난극복 책임의지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낙연 의원 지지 의사와 함께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당권은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2파전으로 치르게 됐다.
국무총리 재직시 안정된 운영을 바탕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고 '미니 대선'으로 화제를 모았던 서울 종로구 총선에서도 압승을 거두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이 의원이기에 '대세론'을 바탕으로 당권을 손쉽게(?)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2년의 당 대표 임기를 채우겠다며 '책임론'으로 맞서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의 힘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승부의 추가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8월 전당대회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적 위기라고 하는데 '그 때 어디서 뭘 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이고 잘했다'라고 할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눈앞에 큰 일이 벌어졌는데 그걸 외면하고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자문이 생겼다. 도리가 없다. 여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했다. 국민과 당원께서 '이낙연이 한 번 해봐라. 이 국가적인 위기에 너의 수완을 보여다오'라고 하시기에 두려음을 안고 국민의 뜻을 받들 수밖에 없다 이렇게 판단했다"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많은 이들은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 선언을 '대권 도전의 출발'로 보고 있다. 물론 그가 직접 대선에 나서겠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국가적인 위기에 수완을 보여달라'는 말에서 사실상 대선을 바라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 의원은 8일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계속 1위를 달리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나 목마른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제게 투사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해가는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총리 시절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는 이 의원 유력 대선주자로 만든 가장 큰 이유이자 대세론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검증이 됐기에 리더십에도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신중함'이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 때와는 달리 당 대표는 문제가 생기면 야당과 맞설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하는데 진중한 이미지의 이 의원이 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8일 인터뷰에서 "체조경기를 자세히 보면 평소 훈련량이 많은 선수일수록 자세가 안정되어있다. 저에 대해 안정감 또는 신중함이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마음 속에 훈련이 쌓여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도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신중함이라는 것은 어떤 정책 방향을 이야기할 때 그렇게 했을 경우 거기에 따르는 문제들이 무엇무엇이다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신중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부동산 대책 문제 등 잇단 악재를 만나며 흔들리고 있는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이낙연 의원의 당권 도전이 당에 부정적이던 여론을 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추미애 장관의 지시를 윤석열 검찰총장이 따라야한다", "(매각 논란을 일으킨) 노영민 비서실장이 합당한 처신과 조치를 해야한다", "차별금지법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그의 생각이 계속 언론을 통해 나오면서 이 의원이 그의 말처럼 당을 쇄신할 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결과가 나올 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출발점에 그가 섰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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