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생명, ‘RBC’ 관리 집중나선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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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생명, ‘RBC’ 관리 집중나선 “배경은”
  • 김지혜 기자
  • 승인 2020.07.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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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약 발판 채권재분류 ’득과 실‘
민기식 대표, 임기 만료 앞두고 과제 산적
DGB생명의 올해 1분기 말 RBC비율은 187.54% 수준으로 조사됐다. / 사진=DGB생명 홈페이지 캡처
DGB생명의 올해 1분기 말 RBC비율은 187.54% 수준으로 조사됐다. / 사진=DGB생명 홈페이지 캡처

[시사주간=김지혜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Risk Based Capital))비율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채권재분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DGB생명 행보가 주목된다. 국내 생보사들 평균대비 RBC 비율 수준에서 크게 하회하다가 지난 3월 말 생명보험사 중 큰 상승률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건전성과 소비자보호 등 전반적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해 임기 만료를 앞둔 민기식 DGB생명 대표이사의 어깨도 무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 평균치 하회…관리 시급 지적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밝힌 지난 3월 말 기준 보험업계 RBC비율은 267.2%로, 업권별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사 평균은 281.2%로 지난해말보다 3.4%포인트 하락했지만, 손해보험사 평균은 241.9%로 0.4%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DGB생명은 가장 큰 상승률을 나타낸 생보사로, 169.1%에서 187.5%로 18.4%p 올라 눈에 띈다.

문제는 같은기간 국내 생보사들 평균이 281.22%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DGB생명보다 RBC비율이 낮은 곳은 DB생명은 165.51%, IBK연금보험이 174.64% 정도로 파악됐다.

또 DGB생명의 작년 12월 기준 RBC비율은 169.13%로 같은 기간 생보사 평균치 285.03%와 비교했을 때도 하회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기재된 24개 보험사 중에서 RBC비율이 가장 낮았다.

대형 보험사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의 RBC 비율이 235~340%에 달하는 점에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며 금융당국 권고치(150%)도 겨우 넘기고 있다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금융감독원이 권고하는 RBC비율 기준은 150%으로 알려졌다. RBC비율이 100% 미만이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게 된다.

그간 DGB생명은 ’RBC‘ 관리를 중요 대상으로 삼고, 채권재분류에 꾸준히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채권 재분류를 통해 RBC 비율을 끌어올리면 보험·자산운용 전략을 수행하기 수월하는 등 다수의 장점이 있다. 다만 반대로 금리가 오를 때는 채권을 시가로 평가하는 만큼 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발생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보험사들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에 무게를 두고 평가이익을 누리기 위해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는 기조에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금리 방향성을 예단하기 쉽지 않은 데다 채권재분류에 나설 경우 향후 3년간 변경 불가능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DGB생명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4조33억원 수준의 만기보유증권을 지난 5월 말 모두 매도가능증권으로 변경했다.

결국 DGB생명이 기존 1조540억원 규모를 쌓아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채권재분류를 통해 매도가능증권 계정에는 5조원이 넘는 자금이 확보돼 자본 확충 효과를 얻은 셈이다.

DGB생명 측은 최근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조치 등이 지속돼 내부적인 논의에 따라 채권재분류를 결정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상반기 결산이 완료되는 이달 내에는 RBC비율 변화 등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기식 DGB생명 대표이사. 사진=DGB생명 홈페이지 캡처
민기식 DGB생명 대표이사. 사진=DGB생명 홈페이지 캡처

◆ 민 대표, 책임감 가중

DGB생명은 지난 2015년 DGB금융그룹이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DGB금융은 인수 후 비은행 부문의 수익 증대 기대감이 컸지만, 최근 몇 년간 실적은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출범 첫 해 190억원의 순이익을 낸 이후 거듭된 실적 악화가 지속되며, 결국 지난해 적자로 이어졌다. DGB금융은 쇄신 차원에서 민기식 DGB생명 대표이사를 새 수장으로 삼았다. 민 대표는 취임 전 보험업계 경험이 풍부하고 생명보험업 이해도가 높은 인사로 분류됐고, 사측은 향후 DGB생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획기적인 영업과 마케팅에 나설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취임 이후 부진한 성적표에 실적 개선은커녕 DGB금융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에도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DGB생명이 생보업계 중 RBC 낮은 비율과 별개로도 전반적으로 수익성·건전성·고객보호 관리 부문에서 강도 높은 경영관리가 민 대표에게 부여될 전망이다. 임기 만료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민 대표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그가 보일 역량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한편 RBC 비율은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눈 비율이며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평가이익이 반영돼 가용자본이 커지면 RBC비율에도 긍정적이다.

실제 국내 보험사들의 RBC비율이 개선된 것은 가용자본이 늘어난 것으로 보면 된다. 가용자본이란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을 의미한다. 요구자본은 보험사에 내재된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의 손실금액을 말한다. SW

sk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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