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산사태...태양광 사업 ‘난개발’ 소리 듣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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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산사태...태양광 사업 ‘난개발’ 소리 듣나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8.1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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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에 태양광 시설도 산사태 피해 입어
여·야, 폭우 피해 공감하면서 원인 두고 이견
산림청 “태양광 산사태 피해는 전체의 1.1%”
피해 정도 묻자 “따로 놓고 보진 않아...파악중”
지난 8일 폭우와 산사태로 토사가 무너져 피해를 입은 충북 제천 태양광발전시설의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8일 폭우와 산사태로 토사가 무너져 피해를 입은 충북 제천 태양광발전시설의 모습.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전국을 강타한 폭우로 수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 주도의 태양광 사업도 산사태 피해를 받고 있어 이에 대한 사업 계획 수정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올해 폭우는 역대 한반도를 강타한 장마 중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한 수몰·침수 문제와 함께 토사 유실로 인한 산사태 피해가 곳곳에서 보고되면서, 이를 위한 방비 및 관련 계획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산지에 설치돼있는 태양광 시설은 산사태로 인한 붕괴 위험, 붕괴로 인한 인근 민가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10일 산림청 및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기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산지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 1만2721개소 가운데 12개소가 산사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은 이날 관련 자료를 통해 “전체 산사태 피해(1079건) 대비 1.1%에 불과하나, 산사태 예방을 위한 산지특별점검단 342명을 구성해 산지 태양광발전시설 인접 지역에 대한 점검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태양광 사업은 원자력 발전과 화석연료의 환경오염 문제를 근거로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친환경의 대표적인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다. 반면 태양광 사업부지 확보 등을 위한 대규모 벌채는 환경 난개발 비판 또한 받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정부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이유로 2017년~2019년 간 베인 전국 임야의 나무는 총 232만7495그루다. 여기에 태양광 사업자 선정 비리도 터져 사업의 실효성 또한 의심받는 실정이다.

정치권도 올해 최악의 물난리로 인한 산사태 피해에는 주목하나, 정작 그 원인에 있어 여야는 각각 ‘4대강’, ‘태양광’ 탓으로 돌리고 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오전 국회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통합당은 4대강 예찬론을 다시 끌고 오면서 수해마저 정부 비방소재로 쓰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MB정부가 쓴 예산 22조원으로 지류·지천을 정비했다면 홍수로 인한 피해를 줄였을 것”이라 말했다.

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 관련 정부간 협의체)에서 낸 5차 평가보고서 중 ‘연도별 평균 기온 변화 지도(위)’와 ‘연도별 평균 강수량 지도(아래)’의 모습. 사진=IPCC
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 관련 정부간 협의체)에서 낸 5차 평가보고서 중 ‘연도별 평균 기온 변화 지도(위)’와 ‘연도별 평균 강수량 지도(아래)’의 모습. 사진=IPCC

이와 달리 보수 야권은 산사태 피해 원인으로 정부의 태양광 사업을 겨냥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국회서 열린 통합당 비대위 회의에서 “집중호우와 함께 산사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데, 태양광 발전시설의 난개발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같은 날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온 나라를 파헤쳐 만든 흉물스러운 태양광 시설이 홍수 조절기능을 마비시켰다고 한다”며 “태양광시설설치의 전면 보류 및 수해 피해 연관성을 밝히는 감사원 감사를 즉각 시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주도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수해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사이, 기후변화는 시시각각 심화되는 모습이다. 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 관련 정부간 협의체)가 낸 5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북반구 중위도(북위 30~60도)의 기온과 강수량은 20세기 초반 이래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온도 및 강수량 증가로 여름철 강수량은 늘어나는 반면, 겨울 강수량은 줄어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북극 빙하의 녹아내림이 나비효과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에 장마전선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태양광 사업 또한 앞으로 심화될 기후변화와 피해 정도를 예상해 대비해야한다는 요구를 받는 상황이다.

산림청의 10일 보고로 올해 폭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는 전체 건수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 해석할 수도 있다. 반면 피해 규모와 피해로 인한 손실 금액을 묻는 구체적인 질문에는 “아직 파악중”이란 답변만 내놨다. 이날 오후 산림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산사태 피해 건수에서 총괄로 들어가는 부분이라 피해 정도를 상·중·하로 놓고 보진 않고 있다”며 “피해금액에 대한 판정도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현황은 보고 중에 있다”고 답했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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