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열풍 ②]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주주친화 속 투자 성적도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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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열풍 ②]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주주친화 속 투자 성적도 ‘쏠쏠’
  • 김지혜 기자
  • 승인 2020.08.1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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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매입…4대 금융지주 중 흑자 수익
당국 제재에도 “은행만 중간배당 안 해”

 

최근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사주‘ 매입 열풍에 관심이 집중된다. 통상 CEO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의 대내외 표명으로 여겨진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둔화 속에서 CEO들의 수익성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 하반기 ‘주가 상승’이란 긍정적 화답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주요 금융지주 CEO들의 자사주 매입 현황 및 회사 실적개선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사진=뉴시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시사주간=김지혜 기자]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자신의 세 번째 임기를 이어가며 금융권 장수 최고경영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하나금융지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최근 책임경영을 외치며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는 등 시장 신뢰 회복에 수익성까지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 주가 하락에 총 6만5천여 자사주 취득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2월 2,000주를 매입한 데 이어 4월에도 5,668주를 사들여 총 6만5,668주의 자사주를 취득하게 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된 상태다.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은 6,876억 원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실적 개선으로 4대 금융지주사들 가운데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게 됐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직후 은행 계열 금융지주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 3월 국내 금융지주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평균 약 0.2배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시절 0.28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0.37배보다도 낮은 수치인 셈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코로나19는 물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도 시장신뢰 회복과 주가 부양 등을 이유로 자사주 매입 행보를 이어갔다. 

김 회장이 취임 이후 매수한 자사주의 평균 취득단가는 3만1,258원으로,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 시점부터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지주 전날 마감가는 3만1,950원으로 김 회장 수익률은 2.21%에 달했다. 

최근 국내 4대 금융지주 수장들이 자사주를 대량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약 6만 주로 이들 중 가장 높은 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CEO의 자사주 매입은 수익성 회복을 위한 책임경영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시장에 표명,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실행된다. 

전문가들은 금융지주 CEO들의 자사주 매입 조치는 회사를 위한 결정이라고 전반적으로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내려가게 되면 회사 신용등급이 낮아지고, 추후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대외적으로 CEO의 자사주 매입 소식은 회사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CEO가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건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크고 책임경영 의사도 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말했다. 

다만 김 회장의 자사주 투자에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하나금융지주의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올해 상반기 크게 개선됨에 따라 은행주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은 나오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복합적 요인에 따른 영향 측면에서 부정적 의견도 동시에 제기된다. 

하나금융지주 본점.  /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지주 본점.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 주당 500원 중간배당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는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중간배당도 시작해 주목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시기인 지난 2009년을 제외하고는 지주사 출범 전인 하나은행 시절 2005년부터 중간배당을 계속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 확보 차원에서 금융지주들의 자사주 매입 뿐만 아니라 배당금 지급 등 배당 자제를 압박해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월 은행의 배당금 지급, 자사주 매입, 성과급 지급 중단 필요성 등에 대해 언급했다. 국내 금융사는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실물경제에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게 골자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도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위한 자사주 매입 금지, 배당금 제한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당부했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지주는 주당 500원의 중간배당을 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사회에서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 따른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 비(非)은행·글로벌 부문의 기여, 주주환원정책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중간배당 예상비용은 약 1,460억 원이다. 다만 은행의 자금공급 능력에 훼손을 주지 않도록 하나은행만 중간배당을 하지 않는다. 하나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배당을 자제하라는 요구에 맞추고 주주와의 약속과 신뢰를 지키기 위해 절충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SW

sk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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