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텔레그램, ‘민주화운동’ SNS로 떠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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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텔레그램, ‘민주화운동’ SNS로 떠오르나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8.18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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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개인정보 보호와 높은 보안으로 널리 알려진 SNS 앱 텔레그램이 세계 각지에서 민주화운동 전문 SNS로 쓰이는 모양새다. 홍콩 민주화 운동에 이어 레바논 베이루트와 벨라루스 민스크의 반정부 시위에 텔레그램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도입된 직후 인류는 정보화시대가 만인에게 통신의 자유를 줄 것이라 기대했다. 반면 21세기 들어 중국의 황금방패, 벨라루스의 인터넷 차단 등 전제적 국가에서는 오히려 인터넷에 대한 감시 및 차단으로 통신의 자유를 더욱 옥죄는 방향으로 역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통신 제한은 각국의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거나 시위 확산을 막으려는 주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통신의 자유가 세계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텔레그램은 민주화운동이 벌어지는 세계 각국에서 주요 SNS로 활용되고 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온라인 미디어 NEXTA는 이달 초 발생한 반정부 시위 보도의 전문 미디어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벨라루스 정부의 인터넷 탄압과 국영방송의 시위 보도 문제로 떠오른 SNS 대안이 반정부 시위의 주요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또 베이루트 항구 폭발사고에 따른 레바논의 반정부 운동에도 텔레그램이 활용되고 있다.

벨라루스 네티즌은 홍콩 네티즌이 홍콩 민주화 운동에서 텔레그램을 활용한 사례를 모방하고 있다. 시위 일정 공유 및 시위 현장에 대한 사진·영상 전달부터 실시간 경찰 이동 지도 서비스까지 각종 텔레그램 채널이 벨라루스 네티즌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필자 또한 지난해 10월 말 홍콩 민주화 운동이 고조되던 시기 홍콩을 방문해 그 위력을 체감했다. 텔레그램으로 실시간 전달되는 정보들은 홍콩 경찰의 동선 및 시위대의 행진 방향,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사건 등 각종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도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카카오톡 사찰 논란에 한 때 텔레그램으로 SNS를 갈아타는 이른바 ‘사이버 망명’이 유행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텔레그램은 올해 초 온라인 성착취 범죄인 ‘n번방’ 사건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돼 텔레그램 회원탈퇴 ‘총공’과 같은 반발을 받기도 했다. 통신의 자유와 민주화운동의 목소리가 깊어질수록 텔레그램에 대한 주목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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