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홍콩펀드 삐걱…‘환매 중단’ 젠투펀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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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홍콩펀드 삐걱…‘환매 중단’ 젠투펀드 조사
  • 김지혜 기자
  • 승인 2020.08.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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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삼성증권 수억원대 자금 묶여
금감원, 홍콩 금융당국과 공조 착수
홍콩계 자산운용사 젠투파트너스가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1조 3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에 대한 환매를 모두 연기하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젠투파트너스 홈페이지 갈무리
홍콩계 자산운용사 젠투파트너스가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1조 3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에 대한 환매를 모두 연기하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젠투파트너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주간=김지혜 기자] 대규모 환매(투자금 반환) 중단을 일으킨 홍콩계 자산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판매사들이 금융당국에 공식 조사를 요청한 가운데, 이에 금융감독원은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초점을 두며 조사에 나섰다. 환매 중단된 펀드 실사와 운용사 대표의 형사고발도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 투자자 피해 우려…판매사도 “억울해”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젠투펀드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젠투파트너스의 환매연기 통보에 투자자 불안감은 극대화되고 있다. 

젠투는 홍콩에 본거지를 둔 헤지펀드 운용사다. 지난 2005년 설립된 홍콩 아지아(Ajia) 운용사와 2009년 통합 설립됐고, 현재 신기영(49) 씨가 최고투자책임자를 거쳐 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다. 신 대표는 굿모닝신한 등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젠투 펀드 판매·투자 금액은 총 1조808억 원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환매 중단 금액은 1조125억 원으로 확인됐다. 

젠투 펀드는 국내외 금융기관 후순위채권, 국내 금융회사 발행 달러표시 신종자본증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설정됐다. 국내 금융사들은 재간접 펀드나 DLS 신탁 등의 형태로 젠투파트너스 관련 사모펀드 상품을 판매해왔다. 

증권사별로는 신한금융투자(4200억원), 삼성증권(1451억원), 한국투자증권(179억원) 등 3곳이 5,830억 원어치를 판매한 가운데 전액 환매 중단됐다. 대량 판매한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이다. 

은행의 경우 우리은행(902억원), 하나은행(429억원) 등 2곳이 1,331억 원을 판매했고, 이중648억 원(우리은행 347억 원, 하나은행 301억 원)이 환매 중단됐다.

투자자 현황을 살펴보면 계좌 수 기준 개인은 579개, 법인은 150개다. 1인 1계좌로 가정하면 총 729명의 투자자가 손실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판매사별로는 신한금융투자 494명(개인 391명, 법인 103명), 하나은행 94명(개인 83명, 법인 11명), 한국투자증권 89명(개인 88명, 법인 1명), 우리은행 32명(개인 17명, 법인 15명), 삼성증권(법인 20명) 20명 순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이 젠투 파트너스 환매 연기 관련, 홍콩 금융당국과 공조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젠투 파트너스 환매 연기 관련, 홍콩 금융당국과 공조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 젠투펀드 조사 본격화 

이런 가운데 젠투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홍콩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나오면서 주목된다. 현재 판매사들은 공동으로 신 대표를 형사 고발할 예정으로, 앞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에 8월초 조사를 정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금화가 끝났다고 강조하는 판매사들이 지급은 한국과 홍콩의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 역시 지적받고 있다. 

앞서 판매사들은 자금 회수를 위해 홍콩금융당국에 민원을 넣고, 현지 법무법인에 법률 상담을 받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선 상태다. 

한투증권도 지난달 24일 홍콩 SFC에 ‘KS코리아크레딧’ 펀드 환매 지연과 관련해 민원을 넣었다. 문제는 젠투가 다른 펀드와의 형평성 문제를 언급하며 환매를 거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KS코리아크레딧펀드는 지난달 초 만기가 돌아온 상태지만 환매대금은 수탁사 계좌에 입금된 상태다. 

신한금투도 ‘KS아시아앱솔루트리턴’ 펀드 판매사로 지난달 말 홍콩 SFC에 민원을 넣은 바 있다. 이 펀드는 지난 5월부터 조기상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젠투 측이 불명확한 이유로 상환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젠투파트너스의 펀드상품을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등을 대상으로 일부 법인투자자들이 불완전 판매 소송 제기를 위한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린다. 

통상적으로 개인투자자가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기관투자자가 판매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5배에 달하는 차입(leverage)이 이뤄진 KS코리아크레디트펀드와 KS아시아앱솔루트 펀드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취할 수 있는 안전장치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 판매사들의 젠투 펀드의 레버리지 운용 실태 파악이 어느 정도였는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설명했는지 등을 따져보는 중이다. 앞으로 홍콩 금융당국과도 협조해 조사를 진행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신 대표가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잠적했다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도에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W

sk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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