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참으로 답답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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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참으로 답답한 믿음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8.24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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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믿는 자와 안 믿는 자에 두루 평등
우상화된 믿음은 맹목적이고 배타적이며 이기적
믿음의 왈츠가 달콤하더라도 공공의 선 파괴는 불용.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매혹적인 영감을 바탕으로 영적 존재, 사후세계, 영혼 불멸설은 이미 오래전에 인간세계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오래된 문학작품은 물론 성경, 코란 등과 같은 권위를 통해 전세계로 퍼지며 인간 영혼을 사로잡아, 그토록 뛰어난 현인들조차도 이 믿음의 뿌리를 머릿속에서 캐내는 데에 실패했다. 아무튼 해답이 없는 자연과 실재에 관한 의문을 교묘하게 비틀어 형체가 없는 것들이 세상을 지배하게 만든 이 아이디어는 기발한 발상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이것들 중 일부 근본주의자들의 세계관은 파괴적 신앙 형태이지만 지배 이데올로기로서 외경심을 불러일으키는 권위의 원천이 되어 왔다. 하늘(천국,지옥, 신) 같은 다른 세계와의 특별한 연결성은 사회나 국가에서 정치적인 정통성의 강력한 파워로 작용해 왔다. 자신들의 지도자가 신과 교류하는 ‘신적인 존재’라는 우상화된 믿음은 맹목적이고 배타적이며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자살테러, 일본의 가미가제, 인민사원, 옴진리교 독가스 테러사건 등 일련의 사건에서 보아 왔듯이 교주를 신격화하면서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문제를 툭하면 일으킨다.

기독교 역시 인류의 우주론적 사유에 깊이를 더해주고 인간중심의 오만함에 자제를 낳고 사랑과 생명애를 가르쳐 준 위대한 이데올로기다. 그러나 대체로 앞뒤 가리지 않는 믿음이나 사제에 대한 지나친 의존 혹은 사제 자체의 비도덕적-비종교적 일탈 등으로 인해 종교의 위대함은 그 사실성보다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오만에 더 휘둘리기 쉽다.

최근 우리 사회 일부 종교단체들의 비이성적이고 반사회적인 일탈행동이 바로 그렇다. 코로나19는 믿는 자와 안 믿는 자에 두루 평등하다. 믿음이 강하다고 전염이 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교회에 나가서 기도하든 집에서 하든 산속에서 혼자 하든 믿음은 도처에 있다. 종교가 믿는 자만의 검은 망토를 걸치고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하면 그 사회(나라)는 비실재적 소도(蘇塗)가 되고 만다. 믿음의 왈츠가 아무리 달콤하다고 할지라도 공공의 선을 파괴하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일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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