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사업 매각에 ‘오라클’...美·中 씨름 고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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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사업 매각에 ‘오라클’...美·中 씨름 고조되나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9.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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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트댄스, MS 제치고 오라클 선택
MS ‘인공지능 알고리즘’ 인수 압박이 영향
틱톡 강제 매각 놓고 美·中 국제전 압박
中 언론 “매각 없을 것”...‘사업 접어라’ 메시지?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을 선택한 가운데, 미·중 양국 간 틱톡 매각 승인에 대한 줄다리기가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당초 인수자로 입 모아지던 MS에 대해 미국 사업부문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기업이자 미국 4대 IT 거대기업 중 하나인 MS의 인수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 등을 이유로 틱톡과 중국 메신저 앱 ‘위챗’에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모든 개인 및 단체는 바이트댄스, 위챗의 모기업 텐센트와 어떤 거래도 해선 안된다고 못박았다. 여기에 해당 사업자들에 대해 ‘45일 내 미국 사업 철수’란 쐐기를 박아, 틱톡은 지난 15일 이후로 사용이 금지됐다.

이에 바이트댄스는 틱톡 미국 사업 매각을 위해 MS, 오라클 등과 줄다리기를 벌였다. MS가 현금 1340억 달러(한화 약 158조7000억원)를 보유할 만큼, 자금에 있어선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그러나 바이트댄스는 MS가 매각 조건에 ‘인공지능 알고리즘’ 인수를 달았단 점에서 선택을 바꿨다. 틱톡 서비스의 핵심을 넘긴다는 부담이 컸던 것이다.

무엇보다 틱톡 매각이 미·중 정상 간의 국제전으로 번지고 있어, MS로의 선택은 바이트댄스로선 중국 정부의 압박이 가장 무거운 선택이라 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틱톡 강제 매각 명령이 떨어지자, 중국은 지난달 말, 알고리즘 등 핵심 기술 수출 시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새 규제를 세워 틱톡 매각에 개입했다. 여기에 중국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 신경보도 ‘틱톡 미국 사업은 매각되지 않을 것’이라 보도하는 등 압박은 거세지는 모양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이 때문에 바이트댄스가 오라클로 기우는 것은 그나마 부담이 덜한 선택인 것으로 해석된다. 오라클은 트럼프 대통령 선거자금 모금행사를 개최한 지지자이자, 지난 4월 백악관 자문단에 들어간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 겸 의장과 관계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인사가 있는 기업에 매각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제재를 덜 받을 것이란 관측으로 읽힌다.

바이트댄스에게 남은 것은 기한인 11월 12일까지 사업 거래를 마치고 미·중 양국으로부터 매각 승인을 받는 것이다. 그렇다고 바이트댄스의 오라클 선택이 양쪽 모두에게 만족할만한 선택은 아닌 것으로 전망된다. WSJ에 따르면 “틱톡의 미국 사업 전체를 오라클이 인수하는 게 아닌, 기술 파트너 형식이 될 것”이라며 “틱톡의 새 주주가 되는 방식”이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보안 위협의 핵심인 알고리즘을 넘기지 않은 채로는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눈치도 봐야하는 신세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틱톡이 강제 매각되도록 두는 것은 시진핑 공산당으로선 미·중 무역분쟁으로 실추된 정부 권위에 또 하나의 오점을 남기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언론의 보도가 ‘차라리 미국 사업 폐쇄로 가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메시지로 읽히는 이유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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