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듬칼럼] ‘반려견의 문제’? 때론 아주 간단하다.
상태바
[보듬칼럼] ‘반려견의 문제’? 때론 아주 간단하다.
  • 이용선 훈련사
  • 승인 2020.09.18 09:47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시사주간=이용선 보듬컴퍼니 훈련사] 반려견 교육이라는 것은 딱 정해진 방법처럼 돼있지 않아 어렵고 힘들 때가 있으나, 때론 아주 간단할 때도 있다.

어떤 문제가 있어도 세상의 이치에 맞게끔 반려견이 지낼 수 있을 정도만 해준다면,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언제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에 집중하다 보면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사료를 잘 먹지 않는 반려견이 있다고 한다. 사료에 맛있는 음식을 섞어주지 않으면 절대 먹지 않으며, 심지어 하루 이틀이나 굶는다고 한다. 그래서 사료도 이것저것 바꿔주어 봤으나, 잠시 관심을 가지다가도 다시 시무룩해진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맞닥뜨리면 대부분의 반려견 보호자는 사료와 음식을 바꾸거나 양에 대해 고민한다. ‘어떤 사료를 사야 할까’, ‘얼마만큼 줘야 하나’, ‘어떤 음식을 섞어줘야 하나’ 이런 고민이다.

이럴 때 필자는 그런 분들게 이런 질문을 한다. ‘활동량은 얼마나 되는지’, ‘하루에 몇 번 산책을 하는지’, ‘산책은 걷기만 하다 오는지’ 등이다.

요는 이것이다. 운동량을 늘리고, 주전부리는 줄이고, 정해진 양만큼의 사료만 급여한다면 이 문제는 쉽게 고칠 수 있다. 필자도 휴일 집에서 푹 쉬는 날에는 식사를 한 끼 밖에 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일을 하거나 많이 움직이는 날은 자신도 모르게 세 끼를 넘어 주전부리까지 먹게 된다.

사람도 에너지 소비가 적으면 에너지를 충전할 필요가 없게 되고, 또 자신도 모르게 과하게 먹게 된다. 아울러 하루 이틀을 굶는 것은 반려견에게는 쉬운 일이다. 단식은 대부분 3~5일 사이에 해결이 난다.

그런데 그것을 반려견이 아닌 사람이 못 견디다보니, 맛있는 간식을 섞어주거나 다른 간식으로 배를 채우게 한다. 반려견은 바로 그 점을 노리고 기다려서 먹지 않는 것이다.

또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5개월 가량 된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보호자님께서 아주 피곤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우리 집 강아지가 밤마다 머리카락을 물고 못살게 굴어요. 제발 잠 좀 잤으면 좋겠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반려견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주 건강하고 명랑한 친구였다. 특별하게 이상할 부분도 없었다. 그리곤 되물었다. “그럼, 이 강아지는 낮에는 뭘 하나요?” 낮에는 보호자가 출근해서, 아침부터 보호자가 퇴근해 돌아올 저녁까지는 혼자 있다는 것이다.

앞의 이야기를 읽었다면 감이 오지 않는가? 낮에 잠을 충분히 잤으니, 밤에 노는 것이다.

더욱이 활력이 넘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이고, 게다가 5개월이면 한창 놀 때가 아닌가.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례가 있다. 반려견이 주변 소리에 예민하다는 질문. 물론 예민하게 태어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게는 야외에서 신나게 놀고 집에 들어오면 반려견은 지쳐 잠들고, 외부소리에 덜 반응하는 데이터가 더 많다.

우리는 이런 당연한 이치를 쉽게 놓칠 때가 많다. ‘내 반려견이 문제가 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전에 나의 하루, 반려견의 하루, 그리고 반려견과 ‘나’라는 사람을 두고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보길 바란다. 그렇게 하면 생각은 맑아지고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SW

ys.lee@bodeum.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