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청사진 그리나 ①] 부실 이미지 탈피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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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청사진 그리나 ①] 부실 이미지 탈피 ‘안간힘’
  • 김지혜 기자
  • 승인 2020.09.28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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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자산·실적 역대 최대
꾸준한 리스크 관리…“디지털 강화 등 차별전략 사활”

저축은행 업계가 과거 부실 이미지에서 벗어나며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건전성 강화, 리스크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시행하면서 올 상반기 저축은행업계 총자산 규모 회복은 물론, 흑자전환에도 성공한 가운데 이는 장기간 이미지 쇄신에 집중해온 결과로 분석된다.  더구나 시중보다 높은 예금이자와 낮은 대출 문턱 등도 저축은행으로 유입된 고객 수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본지>는 위기의 저축은행들이 생존한 전략과 그간 주목받은 각종 방안 등에 대해 살펴본다.

사진은 OK저축은행 동대문 지점. 저축은행 업계가 과거 부실 이미지에서 벗어나며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지혜 기자
사진은 OK저축은행 동대문 지점. 저축은행 업계가 과거 부실 이미지에서 벗어나며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김지혜 기자

[시사주간=김지혜 기자] 최근 저축은행 업계의 가파른 성장세는 지난 과오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정 노력을 이어온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여전히 각종 리스크가 잠재된 만큼 저축은행들은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 ‘퇴출 사태 이전’ 회복에 사활 

2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저축은행 실적(잠정)’ 에서 지난 6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80조 원을 넘어섰고 여·수신 규모도 70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82조5,581억 원으로 작년 말 대비 5조4000억 원(7%)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당시 저축은행 31개사가 퇴출되는 등 업계 전반이 매 분기 급감세를 보였으며 결국 2014년도 규모는 30조 원 대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2015년 6월 말 40조 원을 시작으로, 2016년 말 50조 원, 2018년 3월 60조 원, 지난해 3월에는 70조 원 등 연속된 상승세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총대출은 69조3,000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4조3,000억 원(6.6%) 늘었다. 이 중 가계대출은 27조8,000억 원, 기업 대출이 39조2,000억 원으로 각각 6.5%(1조7000억 원), 5.3%(2조 원) 올랐다. 

순이익 실현으로 이익잉여금 증가세가 뚜렷해지며 자기자본도 지난해 말 9조 원에 비해 5,668억원 늘어났다. 

특히 당기순이익에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점도 눈에 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840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5,976억 원보다 14.5% 늘어난 수치다. 비이자손실과 대손충당금 전입액 발생에도 이자수익 확대폭 증가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 자료=금융감독원
2020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 자료=금융감독원

 ◇ 중금리 대출-언택트-예금 금리 인상 등 차별화 전략 

저축은행의 상반기 선방 원인에 대해 일각에선 ‘중금리 대출 상품 강화’를 꼽고 있다. 중금리 대출 상품은 기존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상품보다 금리를 낮췄고 제1금융권의 신용 인증보다는 폭을 넓혔다는 특징이 있다. 주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들이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로 넘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저축은행의 중금리 상품은 가계대출총량제한이 없다. 따라서 각종 법인들이 자사 대출 규모를 정하는 데 자유롭다는 이점도 작용해 대출 이자를 줄이고 규모를 늘리는 시도를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특정 계층을 겨냥한 특화상품 출시도 실적 호조에 큰 역할을 했다. 저축은행은 여성전용 대출 상품과 직장인 전용 상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호평받았다. 

다만 저축은행의 이같은 행보에도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중금리 대출의 경우 채무 불이행 등에 대한 손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신용대출의 이자 증가로 인한 이익 증가세는 결국 리스크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저축은행중앙회는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 손실흡수를 제고하고 건전성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주요 저축은행들이 최근 예금 금리를 줄지어 인상한 점도 주목된다. 여유가 되는 저축은행의 경우 예금자 이탈을 막고 단기 유동자금 등 수신 확보를 위해서다. 

이 외에도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영향에 따른 ‘언택트 집중’도 저축은행 실적 호조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금융권 전반에서 비대면 은행앱을 강화하고 오픈 뱅킹도 시행하는 등 언택트 상품을 통한 경쟁력 강화 움직임에 저축은행도 공을 들인 것이다. 

올 하반기 저축은행은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업계가 하반기 별 문제없이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소비자의 ‘신뢰’를 잃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매년 업계에서 발생하는 잇따른 악재로 이미지 침체가 반복되고 있다. 저축은행 역시 개인 대주주에 대한 재산상의 이익 제공 위반 등의 논란으로 그간 쌓아올린 공이 무너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라며 “전반적인 업계 분위기는 하반기 실적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성장세 유지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W

sk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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