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의 승승장구, 전기차 화재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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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의 승승장구, 전기차 화재에 ‘당혹’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10.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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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봉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자동차가 전소된 모습. 사진=대구소방안전본부
지난 4일 오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봉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자동차가 전소된 모습. 사진=대구소방안전본부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가 잇따른 화재로 안전성 논란을 받은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BMW 등 해외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도 화재 안전 문제가 발생해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가 입에 오르 내리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가 일으킨 화재사고 3건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오른 조사 대상은 2017년~2020년형 모델로 총 7만7842대가 대상에 올랐다.

사고를 일으킨 GM 볼트에는 LG화학에서 만든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도 잇따른 화재 사고로 7만7000여대가 리콜 대상에 올랐는데, 코나 또한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했다.

전기차 화재사고가 커지자 BMW와 포드도 전기차 모델에 대한 리콜을 결정키로 했다.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화재 위험성에 주목해 전 세계 2만6700여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전기차 화재 원인을 배터리 모듈 문제로 추정한데 따른 결정이다. BMW는 배터리 완전 충전에 따른 화재 위험성을 경고하며 소비자들에게 이를 권고하고 나섰다.

포드 또한 올해 6월 이전까지 판매된 쿠가 PHEV 등 2만 여대 차종에 대해 배터리 과열 문제로 추정하며 지난 8월 2만7000여대를 리콜할 것이라 밝혔다. 중국 광저우기차의 CATL 배터리 자동차 아이온S도 올해 5월, 8월에 각각 차량 화재 사고가 났다.

테슬라의 경우 지난해 파나소닉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 S·X에 배터리 이상으로 추정되는 문제로 인해 리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정확한 리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수십만대 규모 아니냐는 분석이 돌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셀을 비롯해 배터리 팩, 배터리 관리시스팀 및 배터리 냉각시스템 등 관련 장치들이 다양하게 장착된다. 이 때문에 최근 잇따라 발생한 전기차 화재사고의 원인에 대해 확실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현 상태로는 화재 원인을 배터리로 돌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용 및 충전 과정에서 배터리 과열이 근본적인 시발점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지난 8일 코나EV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해 베터리 셀 불량 가능성을 지목한 바 있다. 그러자 LG화학 측은 “재연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토부가 발표했다”고 정부의 지목에 대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현재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기차 배터리의 총량은 64.7GWh(기가와트시)이었으며, LG화학은 15.9GWh(24.6%)를 차지했다. 중국 CATL의 점유율 24%, 일본 파나소닉의 19.2%보다 높은 수치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베터리 3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만 보면 전년 대비 35.1%로 명실상부 세계 1위인 수준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업계로선 전기차 화재의 원인을 두고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 간 책임 공방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2의 반도체로 주목받는 배터리 산업이 승승장구 하는 가운데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구하는 완성차 업체로서도 배터리 업체들과의 갈등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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