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방 4% 떼고 보위부 등 갈라먹는 듯
코로나 이전 실제 송금수수료 평균 29.3%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폐쇄를 한지 10개월 가까이 되면서 탈북민들의 송금은 잘 진행되고 있을까.
최근 소식에 의하면 그나마 혜산이나 회령 쪽으로 송금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수료로 40%를 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탈북민은 “회령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을 했는데 수수료로 40%를 뗐다”며 “중국 대방이 4% 먹고 북한 쪽에서 36%를 먹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 돈으로 2만5000위안을 송금했는데 수수료로 1만위안을 떼고 1만5000위안 받았다는 영상통화를 북한 가족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수수료 30%에 했다고 자랑하지만 실제로 50%까지 떼거나 아예 못 받는 경우도 있어 40%라도 먹고 잘 전달만하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에서 고생하는 것을 알기에 위안화 환전을 할 때 한 푼이라도 더 보내려고 은행이나 환전소를 기웃거리는 것에 비하면 수수료가 센 것은 사실”이라며 “남북이 다 아는데 언제쯤 정상적으로 송금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민은 “북한 국경에 새로운 초소들이 많이 생기고 야간 통행금지가 오후 6시부터라 그만큼 송금이 어려워졌다”면서 “예전에 비해 탈북은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그는 “화교들의 손전화기도 모두 회수하면서 갈수록 통화와 송금이 어렵게 됐다”며 “송금 수수료가 너무 비싸 부모님 돌아가시면 아예 손을 끊을 생각도 있다”고 언급했다.
유엔이 지난해 ‘국제 송금의 날’을 맞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제 송금 수수료는 7%인데 이걸 2030년까지 3%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지난해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탈북민 414명을 조사한 결과, 대북 송금 평균 수수료는 29.3%여서 국제 평균 수수료보다 무려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대북 송금은 일반 은행이나 인터넷 거래가 불가능해 중국과 북한 중개인을 거치고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비싸다는 게 탈북민들의 설명이다.
탈북민 A씨는 “북한의 국가보위성(옛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송금에 대부분 관여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전체 송금액의 절반을 넘을 때도 많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중개인이 먹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보위부가 관련돼 있어 그들도 수수료를 뗀다”며 “사실 40%라고 말하면 보위부가 눈을 감는 대신 또 몇 프로 떼야 가능하기 때문에 얼마를 받았는 지는 다 아는 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