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국가가 책임져야" 높아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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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국가가 책임져야" 높아진 목소리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11.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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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운영기관에 전액 부담, 해마다 손실액 늘어
정부 "지자체 소관" 운영기관 "국민 70%, 국가 절반 이상 지원 원해"
"법으로 제도 만들고 기관에만 책임지우는 건 문제" 지적도
지하철을 이용하는 어르신들. 사진=서울교통공사
지하철을 이용하는 어르신들. 사진=서울교통공사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하철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재정이 악화된 이유로 '무임승차 제도'가 꼽히고 있는 가운데 국가가 무임승차 제도로 인한 비용을 보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계속 혜택을 받아야하고 법에 의거해 제도가 운영되는 만큼 더 이상 운영기관에 부담을 지울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교통약자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지난 3일 서울교통공사 등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지하철 안전을 위해 무임승차 비용의 보전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70% 이상이 '국가가 절반 이상을 부담해야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을 근거로 한국철도가 국가로부터 60% 가량의 비용을 보전받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법 등으로 규정한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에 필요한 비용은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전액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로 65세 이상 인구가 늘어나고 무임승차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손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5366억원, 2017년 5758억원, 2018년 5896억원으로 매년 증가한 손실액은 지난해 6234억원으로 늘면서 6000억원대를 넘겼다. 또 지난해 서울교통공사가 제시했던 '2018년 결산시준 재무상태 및 무임손실 현황'에 따르면 2018년 당기손익이 5389억원이었는데 이 중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이 3540억원으로 손실비율이 65.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고령자 등을 위한 교통복지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도시철도 운영의 주체는 지자체이기에 정부가 간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하철 요금 인상'을 피하면서 적자 폭을 줄이는 방법으로 무임승차제를 없애거나 무임승차 연령을 65세 이상에서 70세 이상으로 올리자는 제안이 나왔다. 하지만 이 경우 법 개정 등 절차가 필요하고 복지 기조에 맞지 않다는 문제로 인해 시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출퇴근 시간 노인 승객들의 증가와 함께 지하철에서 음주를 하거나 자리양보를 하고 다툼을 벌이는 등 노인들의 공중도덕 실종이 논란이 되자 일각에서는 '무임승차를 아예 없애야한다', '출퇴근 시간에 한해서는 요금을 받자'는 제안이 나왔고 이는 곧 세대갈등의 불씨로 이어졌다. '무임승차 대신 국가가 달마다 어르신들에게 교통비를 지원하자'는 제안도 나왔지만 '교통비 지급 시 어르신들이 이동을 안 할 가능성도 있다'는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여론조사를 보면 무임승차 제도에 대해 현행 제도의 변화(46.3%), 유지(30.0%), 폐지(22.3%)로 나와 대다수의 국민들이 무임승차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폐지보다는 변화를 통해 유지해야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변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36.0%가 '혜택 연령 조정(만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을 꼽았고 '교통바우처'(일정 요금부담)가 10.3%로 나타났다.

주목되는 것은 '비용 부담 유형'에 대한 조사 결과다. 무임승차 제도를 잘 알고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이상적인 비용 부담 유형'을 알아본 결과 '국가 50%, 지자체 50%'가 46.8%, '국가 100%'가 23.9%로 약 70% 이상이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레일이 국가로부터 일부 무임승차 비용을 보전받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9.4%가 '몰랐다' 또는 '처음 들었다'고 답변했고 코레일과 마찬가지로 도시철도 운영기관도 비용 보전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양측 대등하게 지원'이 72.6%, '도시철도 우선'이 17.9%로 나와 지원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예산 문제, 지하철이 없는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들며 지원이 어렵다고 하지만 현재 지하철이 설치된 6대 지자체에 거주하는 인구를 다 합치면 70%가 되기에 지역에만 한정지을 수는 없다. 연령 상한 조정도 법 개정을 해야 가능하기에 결국 정부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다. 공사에만 부담을 지울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일이라는 점을 생각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서는 민홍철,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공동발의한 '도시철도법 개정안'과 역시 이은주 의원이 발의한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다.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도시철도의 무임수송 비용을 국가 또는 '해당 서비스를 직접 요구한 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으며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은 현재 코레일에만 적용되어 있는 비용 보전을 도시철도에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안들 모두 지난 20대 국회에서 폐기되었다가 이번에 다시 발의가 됐다.

도시철도는 지자체의 고유 업무라는 것이 그동안 정부의 입장이었지만 날로 늘어나는 적자와 연령 상한 문제 등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 만큼 정부가 이전과는 다른 개념으로 무임승차 제도 개선 노력을 해야한다는 요구를 받아들일 지 주목되고 있다. 국가가 법으로 제도를 만들었음에도 막상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살펴봐야할 부분이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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