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칼럼] 올 가을 단풍은 유난히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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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칼럼] 올 가을 단풍은 유난히 아름답구나!
  • 오세라비 작가
  • 승인 2020.11.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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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채원 기자
사진=독자제공

[시사주간=오세라비 작가] 가을이 깊어간다. 올해 1월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이후, 온 국민이 코로나와 싸우다보니 계절은 어느새 11월 중순을 향하고 있다. 오늘도 핸드폰에서는 긴급재난문자알림이 이어진다. 어디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열심히 알려온다. 이제는 반복되는 일상이다 보니 무심코 읽기만 한다. 그럼에도 긴급재난문자 알림으로 인해 마음 한구석은 슬며시 무거워짐을 느낀다.

그렇더라도 코로나19 걱정은 잠시 밀어두자. 단풍이 막바지 절정을 향해 가고 있지 않는가. 황금 동전을 펼쳐놓은 듯 은행나무는 연신 잎을 흩뿌리고 있다. 밝은 햇살에 반짝이는 노란 은행잎은 이맘때가 제일 아름답다. 그 위를 걷노라면 마치 꽃길을 걷는 느낌이 든다. 단풍나무는 붉디붉은 눈물을 흘리듯 노란 은행잎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잎사귀가 유난히 커다란 플라타너스 잎이 쌓인 산책길은 낙엽을 헤치고 걷는 맛이 든다.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부서지는 플라타너스 잎사귀야 말로 가을 낙엽의 표본이다. 흔한 가로수 수목인 벚나무, 메타세쿼이아, 중국단풍, 느티나무는 제각각 색을 달리하며 물들었다. 마치 색색의 단풍잎으로 짠 양탄자를 펼쳐 놓은 듯하다. 잠시 산책길에 놓인 벤치에 앉았다.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반짝이는 햇살을 머금은 잎사귀들이 눈발처럼 흩날린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름다운 가을날이다.

사진=황채원 기자
사진=독자제공

아파트 단지마다 낙엽 치우는 손길이 분주하다. 낙엽을 담은 포대자루가 늘어서 있다. 요즘은 낙엽흡입기를 이용하는 통에 기계소리가 요란하다. 상가 채소가게들은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린다. 지난 여름 초 긴 장마로 채소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야채 값이 폭등했던 때가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종류도 풍성하게 진열돼 있다.

그동안 배추 가격이 크게 올라 한 통에 만 원 가량 하더니, 이제야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김장때까지만 먹을 배추김치를 담그려고 우선 한 통만 샀다. 김장용 배추라 속이 노랗고 고소하다. 또 이맘때 나오는 김장 무 종류도 제철을 맞았다. 다발에 묶인 무들이 싱싱하다. 동치미용 무, 알타리무, 강화순무, 속이 붉은 수박무 등 무 종류가 다양하다. 쪽파는 단도 크고 가격도 저렴해졌다. 아무리 세태가 판매용 김치를 구입하는 추세라지만, 채소가게를 가면 주부들은 여전히 김치 재료를 많이들 산다.

요즘은 동네마다 채소와 과일만 판매하는 가게들이 늘어난다. 가격도 일반 마트보다 제법 싼 편이다. 과일도 조금 흠이 있는 것들은 따로 판매하는 데 이 역시 가격이 저렴하다. 과일 중 감귤과 대봉감이 한창이다. 대봉감을 사 숙성시켜 홍시가 될 때 까지 기다렸다 한 개씩 먹는 일도 이때만 가능하다. 가을은 이토록 아름답고 풍요롭다.

우리의 삶은 어떤가. 거의 일 년을 코로나19 공포에 시달리며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그러던 게 이제는 마스크 없인 외출을 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앞으로도 언제까지 마스크를 써야만 하는지 기약이 없다. 추위가 시작되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곤경에 빠뜨릴지 알 수 없다. 그저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무사하기만 바랄 뿐이다. 모두가 연결된 세상이니 나 뿐 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다 같이 조심해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켜가야만 한다.

사진=독자제공
사진=독자제공

낙엽이 떨어지는 공원을 산책하고, 동네 야채가게를 들렀지만, 오는 길목엔 빈 가게들이 눈에 띄게 더 늘었다. 그렇게 손님으로 북적이던 삼계탕집, 곱창집, 파스타 레스토랑도 문을 닫았다. 자영업 종사자들에겐 얼마나 혹독한 겨울이 될 것인가. 필자가 사는 곳만 해도 이런 상황이니 다른 동네는 오죽할까. 얼마 전까지 휴업 쪽지가 붙어있던 국숫집은 중국음식점으로 새로 바뀐다는 알림이 붙어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세상을 살아가게 될까.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도 낙엽이 지는 멋진 가을날은 참으로 소중하다. 다음 주말에는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김장을 한다. 필자의 형제들은 시골에 모여 공동으로 김장을 하고 나눠 가진다. 코로나 시국이라 더욱 조심스러운 김장이 될 터지만, 더없이 귀중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SW

murphy8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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