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당신은 삶의 주인' 코로나19 인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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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당신은 삶의 주인' 코로나19 인사법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0.12.0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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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삶의 주인' 인사법. 사진=김철환
'당신은 삶의 주인' 인사법. 사진=김철환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1883년 9월 미국 뉴욕의 호텔 피프스 애비뉴(Fifth Avenue)에서 진풍경이 벌어졌다. 당시 보빙사(報聘使)로 미국에 갔던 민영환 일행이 미국 대통령 체스터 아서(Chester Alan Arthur)에게 큰 절을 한 것이다. 민영환에게 악수를 청하려던 아서 대통령은 도포 차림으로 절하는 그들 앞에서 당황해했다. 

민영환 일행이 보빙사로 미국에 간 것은 조미수호통상조약(1882. 5) 체결과 주한공사 파견에 대한 답방 차원이었는데, 미국 대통령에게 최고의 예의를 갖추고자 큰절을 한 것이다. 결국 아서 대통령과 민영환은 악수를 했지만 동양과 서양의 다른 인사법이 만든 일화이다.

개화기를 거치면서 우리에게도 악수는 익숙한 인사법이 되었다. 이러한 악수 외에도 인사법은 많다. 목례, 포옹, 남성이 여성의 손에 입을 맞추는 인사법 등이 있다. 상대의 코를 비비거나 침을 뱉는 등 특이한 것도 있다. 이처럼 관습이나 문화 등에 따라 다양하다. 

그럼에도 악수가 보편적인 인사법으로 널리 사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악수는 목례를 하는 인사보다 직접적이고, 포옹보다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악수를 통하여 평등함이나 신뢰를 보여줄 수 있고,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서로 마주잡는 손을 통하여 마음을 주고받는 심리적인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도 변형된 형태의 악수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주먹치기로 알려진 주먹악수다. 

주먹악수. 사진=김철환
주먹악수. 사진=김철환

악수는 상대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 인사법이다. 상대의 오른쪽 손에 무기가 없는 것을 확인하는데서 유래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절이나 목례를 통하여 상대를 높이려는 동양의 인사법과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절은 불편하고, 위계를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의 주먹인사도 악수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주먹치기’라는 말에서 보듯 도전적이고 전투적이다. 코로나19가 자연의 파괴와 생명에 대한 경시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인간에 의해 초래된 감염병 앞에서 전투적인 인사법은 어울리지 않다.

코로나19 초기 애쓰는 의료진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퍼포먼스가 있다. ‘덕분에 챌린지’이다. 사실 이 챌린지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손을 받치는 모습으로 ‘님, 존경, 우러르다’의 의미를 가진 수어(手語)를 차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사법도 ‘덕분에 챌린지’를 차용하여 바꾸어보면 어떨까. 고개를 숙이는 인사만으로는 낡아 보이고, 악수는 감염병 시대에 맞지 않다. 따라서 우리에게 익숙한 동작에 의미를 부여한, 엄지를 살짝 올리며 가벼운 목례를 하거나 엄지를 세운 주먹으로 맞대는 인사법을 제안해 본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길어지고 있다. 단절된 그 사이에 SNS 등 정보통신기술이 비집고 들어와 있다. 문제는 첨단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인간에 대한 경시도 생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서로를 존중하고, 삶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인사를 통하여 일깨워주면 좋을 것 같다. 

‘당신은 삶의 주인’, 코로나19에서의 새로운 인사법으로 사용해보면 어떨까.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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