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방역' 에 도취해 백신 확보 늦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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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방역' 에 도취해 백신 확보 늦었나
  • 시사주간
  • 승인 2020.12.0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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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안정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러시아와 중국의 백신을 제외하고 영국이 세계에서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1년 넘게 세계인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투를 지속하는 가운데 들어온 낭보가 아닐수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바이오앤테크)의 백신에도 긍정적인 결론을 내림에 따라 10일 긴급사용승인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화이자, 모더나 등 전세계적인 제약사와 10억인 분량의 백신을 선점해 놓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안으로 미국도 백신접종에 들어 갈 것이다.

우리의 처지는 이와 사뭇 다르다. 'K방역'을 내세우며 세계 곳곳에 막대한 홍보비를 사용해 선전에 몰두했으나 지금 형편은 더 나빠지고 있다. 하루 확진자가 600여명에 달하는 비상사태를 맞고 있으며 경제할동은 더욱 쪼그라 들고 있다. 사실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때 한 선도적인 중소기업의 진단키트 개발로 우리나라가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정부가 한 일은 크게 내세울 만한 것은 없었다. 그럼에도 정부의 공으로 돌려 정권이 홍보수단으로 써먹었다.

하지만 다 좋다. 문제는 선제적으로 백신 확보에 나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 영국 등이 국가적 전략을 만들어 백신 개발사에 대대적인 지원을 하고 백신을 선점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만 기대를 걸고 있었다. 이제야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하고 화이자나 얀센, 모더나 등과 계약을 체결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한 발 늦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K방역 어쩌고하면서 으쓰대다가 한 방 맞은 셈이다.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국민들의 고통은 여전하다. 내년 봄까지 숨죽이며 추위와 함께 바이러스와 싸워야 한다. 말이 내년 봄이지 전세계가 백신 확보를 위해 혈안이 돼 있는 마당에 공급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이제 코로나19는 젊은 층에게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고 집단 보다 개별적 감염이 더 많다. 어제는 서울의 신규 확진자 214명 가운데 65%인 140명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채 집에서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모두가 불안한 겨울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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