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조조의 실수, 문재인 정부의 실수
상태바
[시류칼럼] 조조의 실수, 문재인 정부의 실수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12.15 08:17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적벽대전 직전, 조조는 형주 출신의 장수들을 수군(水戰) 대장으로 삼아 군사를 훈련시키게 하다가, 이들이 동오군과 내통했다는 허위 정보를 믿고 결국 참수하고 만다. 이른바 반간계(反奸計)에 속은 것이다.

이는 주유와 그의 아내 합작품이다. 주유는 죽마고우인 자익이 자신을 설득해 보겠다고 진영을 찾아노자 그에게 술을 흠뻑 먹이고 자신의 처소에 잠재운다. 밤에 일어난 자익은 그곳에서 채모와 공명이 주유에게 보냈다는 항복문서(죽간)를 보게 된다. 놀란 지익은 이 죽간을 들고 돌아와 조조에게 바친다. 분기탱천한 조조는 두 장수를 바로 참수한다.

아뿔싸! 온갖 권모술수에 능한 조조도 미처 깨닫지 못한 일이었다. 두사람의 목을 베고 나서야 실수를 알아차린 조조는 그러나 이 엄청난 오판에 대해 입을 다문다.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간계를 꾸민다. 바로 참수 당한 장수들의 동생들을 적군에 거짓 투항케 해 첩자 노릇을 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주유는 이들의 투항이 계략임을 간파하고 이를 역이용해 심복인 황개가 조조군에 투항할 것이라는 거짓 정보를 흘려 조조의 허를 찔렸다.

조조는 자신의 실수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 특질을 가지고 있었다. 동탁을 살해하려다 실패해 도망 다니던 그는 아버지의 친구인 여백사 집에 머무르다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오해를 하고 일가족 모두를 무참히살해한다. 그래도 그는 절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내가 천하를 버릴지 언정 천하가 나를 버릴 순 없다”며 합리화에 몰두했다.

세상 일을 하다보면 실수를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 정부는 실수를 제대로 인정하는 법이 없다. 부동산 정책, 탈원전 정책, 소득주도정책 등은 분명 실패한 정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를 뒤틀고 말을 이리저리 바꾸며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 그 실수를 무시하거나 옳았던 것이라며 우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런 자세는 또 다른 불행의 아가리가 입을 벌리게 만든다. 실수를 흔쾌히 인정하면 누가 손가락질을 하는가. 누구나 실수는 한다. 그걸 묻어버리려 들면 더 드러나는 법이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도 좋은 정치 중 하나다. SW

jj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