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마마 잃은 중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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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마마 잃은 중천공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0.12.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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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철인왕후'의 한 장면. 사진=tvN
드라마 '철인왕후'의 한 장면. 사진=tvN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마마, 서양서 아이들이 엄마를 부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다른 뜻이 많죠.

우선 “상감마마!”하고 하늘같은 왕을 부를 때 붙였고, 또 임금 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극존대의 뜻으로 칭호 뒤에 썼으며, 지체 높은 벼슬아치의 세컨드(첩)에게도 ‘마마’라 해서 높인 말로 썼습니다. 천연두를 이르던 것도 아실 거고요.

그러면 중천공이 마마를 잃었다면, 어느 왕비가 남편을 먼저 보내고 큰 슬픔에 잠겨 있는 뭐 그런 상태일까요? 그런데 이런 뜻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이 말을 한 번 소리 내서 읽어보세요. ‘남아일언 중천금’, 한자론 이렇게 쓰겠죠. 男兒一言重千金. 이게 마마잃은 중천공으로 들립니까? 말과 글을 듣기만 하지, 읽고 말하고 쓰는 습관을 멀리 하면 이렇게 귀에 들려올 수도 있고, 이런 말이 있는 줄 착각하기도 합니다. ‘마마 잃은 중천공’은 남자가 약속한 한 마디의 말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뜻인 ‘남아일언 중천금’을 잘못 쓴 고등학생 작문에서 나온 ‘웃픈’ 사고였습니다.

성인들도 마찬가지로 실수나 오기(誤記)를 자주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역시 듣기만 하다 보니 쓰기가 어려워진 듯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축하’를 소리 나는 대로 ‘추카’로 적는 것을 보고 뭐 이따위로 우리글을 해치냐며 성을 낸 뒤에 ‘조카’라 쓰면 안 되고 ‘족하’가 맞는다고 우기는 사람을 봤습니다.

‘눈을 부랄이다’, 이거 상당히 멋쩍지 않나요? 눈이 낭심이 아니건만 어찌 ‘부라리지 않고 부랄...! “죄인은 오랄을 받아라!!”도 오랄, 입으로 지은 죄일까요? 아님, 무슨 성적인 비유인 거 같아 무척 민망해집니다.

거북이 엄마가 ‘거북맘’일 텐데, ‘거부감’을 거북맘으로 쓰면 무슨 마음이 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나물할 때가 없다’, 이건 뭐죠? 겨울이 돼서 나물을 캘 시기가 아니라는 건가요? ‘나무랄 데가 없다’를 잘못 쓴 것입니다. 나 원 참!!!

골이 따분할 수가 있을까요? 그런데 옛것을 보면 고리타분하단 생각보다 ‘골이 따분’해지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는 바람물질이다. ‘발암물질’을 바라는 사람은 없겠죠. 마음은 김장배추가 아니어서 ‘절여오지’ 않고 저려옵니다.

개인생활을 기억 못하면 ‘사생활 치매’가 오는 모양이지만 ‘사생활 침해’를 잘못 쓴 것입니다. 저는 김해 김가입니다. 그런데 간혹 저희 성씨 중에는 ‘김예 김치’나 ‘김의 김씨’ 등이 계시더군요. 껄껄!!

실내의 에어컨을 가동시켜 주는 밖의 ‘실외기’가 ‘처마 밑에 매달린 시래기(무청, 배추 말린 것)’와 비슷하게 보여서 그랬는지 ‘에어컨 시래기’로 쓰는 것도 봤습니다. 돌아가신 사람은 이미 삶이 끝났는데, ‘삶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 하면 다시 살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삼가 명복’ 아닌 ‘삶과 명복’을 계속 빌어줘야겠죠.

‘뺑손’ 하면 좀 나쁜 손이 연상 됩니다. 그런 손을 가진 사람이 교통사고를 내면 ‘뺑소니’를 치지 않아도 ‘뺑손이 사고’가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천천히 힘 들이지 않고 한다는 뜻으로 쓴 것 같은데, ‘시험시험하다’라니, 연습을 실전처럼 해선 어디 휴식이 동반 됩니까. ‘쉬엄쉬엄’해야겠죠. ‘괴자번호’는 잘 가르쳐주지 않아야겠지만(그런 괴이한 사람의 번호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계좌번호’는 필요시 알리는 게 맞을 겁니다.

거듭거듭 반복에 반복을 하고 골백번 같은 말 또 하지만 말이나 글을 귀로만 듣거나 눈으로 쓰윽 보고 말면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엉뚱하게 쓰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아셨죠? 아셨냐구요?!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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