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가미가제, 네로 그리고 꼰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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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가미가제, 네로 그리고 꼰대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12.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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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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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가미가제(神風), 신(神)이 일으키는 바람이다. 2차대전 때 일본이 죄 없는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신탁이다. 나라의 명령이라면 목숨인들 어찌 아깝겠느냐는 다그침이다. 천황을 위한다는 도그마는 이성의 비판을 절대적으로 불허한다.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이며 권위적이고 옹고집인 ‘꼰대’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꼰대는 반드시 나이가 많아야 하는 것도 아니오. 정치성향과 이데올로기가 달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으면 꼰대가 된다.

독전(獨戰) 끝에 살아남은 윤석열 검찰총장. 법원이 그의 죄 없음을 천하에 공표했건만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믿는 꼰대들은 탄핵이니 검찰의 수사권 박탈이니 하면서 또 다시 죽이려 든다. 이들의 생각은 불멸의 가미가제다. 감히 대통령에게 대든 자의 목숨은 반드시 거두고야 말겠다는 시대착오적인 그 서슬은 푸르고 푸르러 창창(蒼蒼) 하늘을 찌른다.

세상의 단조로움이 자신을 우울하게 만든다던 로마의 미친 황제 네로는 어머니와 부인을 죽인 이유를 미지의 세계의 문앞에 최고의 제물을 올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 문이 열려 미지의 세계를 본다면 아름답게 되던지 끔찍하게 되리라 했다. 세상의 신념을 바꾸고, 부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로마에 불을 지른다고 했다. 지금 편협하고 벽창호 같은 꼰대들은 무슨 노래를 부르기 위해 온 국민이 오랜 세월 힘겹게 일구어 온 나라에 불을 지르고 있는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위해서인가.

남명 조식의 을묘사직소를 보라. 서슬이 퍼랬다. 명종도 대노했다. 그러나 처벌을 반대한 사간원의 행동은 “나랏일이 이미 잘못되고 나라의 근본이 이미 망하여 하늘의 뜻이 이미 떠나갔고 인심도 이미 떠난” 1555년 조선에서의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로부터 465년이 지난 2020년 오늘에 정의가 뒷걸음질 치고 있는 이 퇴행적 현상은 무엇인가.

‘거어지탄(車魚之歎)’이라 했다. 욕심에는 한이 없다. 그러나 그 욕심을 가급적 적게해야 화가 미치지 않는 법이다. 맹자는 이를 과욕(寡慾)이라했다. 음지가 변하여 양지가 된다. 세상 일은 돌고 돌아 불운과 행운은 늘 바뀌어 돌아온다. 윤 총장은 이미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거기에 확인사살까지 해야 하는가. 뒷골목 건달도 아니고 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어찌 그리 유치한 싸움을 계속하려 드는가. 국민들이 비웃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사소한 일에 얽매여 큰일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이제 제발 그만 하라. 어느 한쪽 없이 다른 것의 성공은 불가능하다. 상생이 재건의 주춧돌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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