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를 버텼던 '우리'
상태바
2020년, 코로나를 버텼던 '우리'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0.12.29 07:15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2020년의 마지막 주다. 올 한 해는 '코로나19' 이 하나만으로도 정리가 가능할 것 같다. 코로나19로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었고 어느새 '비대면'이 시대의 주류가 됐다. 코로나 사태 초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 긴 줄을 서야 했던 기억도 떠오르고 이제는 마스크가 없이는 살 수가 없는 상황을 겪고 있다. 서로 얼굴을 가린 채 만남을 가지고 손을 잡는 것도 주먹을 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는 지금이다.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정지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시름에 잠겼고 코로나를 핑계로 해고의 위협에 처했던 노동자들도 있었다. 배로 늘어난 택배 업무에 결국 택배기사들이 잇달아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코로나만으로도 힘겨운데 올해는 유난히 장마가 길었고 태풍으로 홍수가 진 곳도 많았다. 마스크를 쓴 채로 복구 작업을 해야했기에 숨이 찬 모습도 보였다.

백신 개발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제 희망이 보이나 했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또다시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확산세가 다시 1000명대를 기록하고 연말 거리두기 효과도 미미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 이상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 사실이 되고 있다. 한때 나왔던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도 사라졌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는 없다'는 암울한 전망의 상징이다.

이번 '이슈 피플'을 쓰면서 기자는 2020년을 수놓았던 여러 인물들을 떠올려보았다. 아마 이 글을 보는 분들도 나름대로 올해의 인물을 떠올려볼만 하다.  코로나19 방역을 이끌었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희생적으로 코로나19 치료에 나선 의료진들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연일 '갈등 구조'로 뉴스에 부각된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생각할 수 있고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생각할 수도 있다. 

재난지원금을 놓고 갈등을 벌였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국회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류호정 장혜영 정의당 의원, 미국 피플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소장, 북한의 실세로 떠오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선 방탄소년단, 아카데미 작품상을 움켜쥔 봉준호 감독, '트로트 열풍'을 일으키며 2020년 최고의 스타가 된 임영웅의 이름도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2020년은 '특정한 누군가가 부각된' 해라고 보기가 어려웠다. 그러기에는 이 코로나19라는 사태가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며 우리는 그렇게 버티고 있다.

'마스크 대란'이라고 언론이 호들갑을 떨어도 우리는 차분히 약국 앞에서 줄을 서고 마스크를 샀다. 어려움이 있을 것이 분명함에도 우리는 정부 시책을 따라 스스로 방역 수칙을 지키며 풀릴 날을 기다려왔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우리는 비대면을 받아들였고 '더 이상 심해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연말의 즐거움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학습의 어려움 속에서도 수능을 무사히 치렀다.

그래서 이번 이슈 피플은 '우리'를 쓰려 한다. 지금의 위기들은 '나'만 겪는 것이 아니고 '너'만 겪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다같이 겪고 있다. 코로나가 일상을 뺏어가고 만남과 이야기를 뺏어갔다고 하지만 '우리'라는 관계는 어떻게든 맺어지고 있다. 서로가 주먹을 부딪히고 눈인사를 하면서 말은 없어도 '힘내라'는 마음을 주고받는 그 순간, '우리'는 힘을 얻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버티고 있다. 힘겹지만 정겹게.

2020년 힘겨워도 끝까지 버텼던 '우리'에게 박수를 보내며 2021년, 그 힘겨움이 덜어지는 세상을 기원해본다. SW

hcw@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