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종 변호사의 법률칼럼] 사업상 경영악화로 인해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경우 사기죄로 처벌받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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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종 변호사의 법률칼럼] 사업상 경영악화로 인해 차용금을 변제하지 못하게 된 경우 사기죄로 처벌받게 되나요?
  • 이호종 변호사
  • 승인 2021.01.2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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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해승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해승
법무법인 해승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해승

Q : 甲은 경기도 소재 사업장에 사업자등록을 하여 제지(製紙)업을 운영하던 도중 창고부지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인근 토지를 매수하였는데, 일부 자금이 부족하여 지인인 乙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였습니다. 甲은 2억 4,000만원을 차용하면서 매월 원금 2,000만원과 전체 차용금에 대한 연 10%의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차용금의 절반가량 변제하던 중 계속되던 경기악화로 인해 甲의 주 거래처 2곳에서 부도가 남에 따라 상당액의 미수가 발생하여 차용금 잔액 1억 1,000만 원을 乙에게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甲이 乙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에는 甲의 사업이 순조로워 연매출 20억에 단기 순이익도 4억원에 이르러 변제여력이 존재하였습니다. 예전에도 乙로부터 돈을 빌려 갚은 적이 있는데도 甲을 사기혐의로 고소하겠다고 하는데, 甲은 사기죄로 처벌을 받을까요?

A : 형법 제35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 사기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망’이란 널리 거래관계에서 지켜야 할 신의칙에 반하는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 사람을 속여서 타인으로 하여금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믿게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타인으로부터 돈을 빌리는데 있어서 기망행위란, 사실은 빌린 돈을 갚을 마음도 없고 이를 변제할 만한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는 것처럼 타인을 속이는 것입니다. 형법상 사기죄로 처벌받기 위해서는 주관적으로 행위자가 타인을 속여 재산상의 이득을 취할 의사인 고의가 있어야 하고, 객관적으로 이에 속은 사람의 재산처분행위로 인해 재산상의 손해를 입어야 합니다. 

사기죄의 성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실무상으로 중요한 요소는 기망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와 행위자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인바,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사기죄에 있어서 기망’이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데,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위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민사상 금전대차관계에서 채무불이행 사실로써 바로 차용금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지만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사기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시기에 관하여도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행위 이후의 경제사정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하여 이를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기망행위 당시의 변제의사나 변제능력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甲은 乙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에는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이 있는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차용금도 절반가량 변제하였으며 주 거래처 부도의 여파로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점 등을 알 수 있으므로 甲이 乙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에는 甲에게 사기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으며, 乙이 위 차용금의 일부를 변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甲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별론으로 하고 사기죄로 고소하여도 甲이 사기죄로 처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SW

law@haese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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