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뻥과 대대익선(大大益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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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뻥과 대대익선(大大益善)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1.01.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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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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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지금 하는 이 이야기는 으스대는 사람들의 언어 속성을 말하는 것이지 스님들 흉보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먼저 밝힙니다.

스님 2인이 우연히 만나 자기 절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스1 “소승의 절에 춘향이가 공양미 3백 석을 두고 간다 한들...”
스2 “춘향이 아니고 심청이 아닌가요?”
스1 “하하하! 조크이었습니다(아닌 거 같은데~). 암튼 이 쌀이 몇 날 식량 밖에 되지 않죠!”
스2 “리얼리? 한 석이 백 되이거늘 누가 그리 많은 밥을...?”
스1 “하하! 스님들이 괴욍~장히 많고, 신도들도 늘 득시글득시글합니다. 밥솥이 집채  만큼 크죠.”
스2 “우리 절 크기도 솥으로 설명하면 되겠군요. 우리 절엔 잠수부가 몇 명 늘 상주해 있습죠.”
스1 “절에 웬 잠수부?”
스2 “감자국 끓일 때, 배를 타고 국물 속으로 들어가 감자가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창으로 찔러보는 사람들이죠!”
스1+2 “에이, 스님 뻥치지 맙시다. 하하하!”

높으신 나리 2분이 여러 날 동안 싸운 적이 있었습니다. 방송보단 신문이 제목에 큰 대(大)자를 써서 보도하더군요. 대충돌, 대폭발, 대혼란, 대폭로...대신한다는 대(代)가 아니고 갈등이 엄청나게 크단 뭐 그런 뜻이었죠. 실제로 컸던 게 아니었고.

'아, 무지막지 더 커지길 바라는 마음이 이 언론사에 있구나' 그렇게 읽었습니다. 저는요!  

제가 새로 만든 스튜디오에 출근할 때, 한강 3개의 다리 중 하나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그 다리들이 모두 굉장히 큽니다. 이름이 그렇단 말입니다. 양화대교, 성산대교, 가양대교. 어디 이 다리들뿐입니까. 성수, 한강, 잠실, 반포 등등 모두 부산 광안대교나 인천대교처럼 길지도 않은데, 어김없이 전부 접두사 대(大)를 붙여 대교라 합니다.

다리 이름만이 아닙니다. ‘대할인’, ‘대판매’, ‘대만족’, ‘대형’ 등도 상품 광고에 흔히 등장하는 카피이죠. 외국서 온 것이면 ‘한국 대상륙’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와야 대상륙인지 모르겠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은 대상륙에 끼지 못하고 중상륙이나 하상륙 정도 된 걸까요?

‘곡물팽창연구가’, 누굴까요? 뻥튀기 하는 사람이 자기 직업을 그냥 뻥과자 만든다 하지 않고 ‘곡물팽창연구가’라고 폼 잡고 말한다면, 그럴 듯 하고 보이려 과장과 허풍을 떠는 것을 ‘뻥’이라 하니 이 사람은 두 번 뻥을 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 시장 되겠다는 분들, 지금 정부가 실패 자인한 주택문제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놓는답시고 부지런히 외쳐대십니다.
A후보 “50만호 주택을 짓겠습니다.”
B 후보 “50 받고 70만호 공급!!”
C 후보 “70 받고 100만 호!!”
1년 정도 임기 동안 종이접기로 한다 해도 이 정도는 집을 짓기 힘들 것 같은데, 이거 속 빈 강정, 단순 뻥 아닌가요?

위정자들 말 국민들이 따라 하고, 어른들 뻥 아이들이 닮으려 듭니다.
후보 “우리 동네에 다리를 놓겠습니다.”
국민 “우리 지역엔 강이 없는데요...”
후보 “그럼 강을 만들겠습니다.”

뭐, 애교 있는 뻥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김영하라는 코미디언이 따발총 쏘듯 “뻥이야!”라고 외쳤던 것은 뻔히 보이는 것을 그냥 재미 삼아 부풀린 것이죠. ‘배가 남산만하다’, ‘눈이 십리는 들어갔다’, ‘이 차는 기름 냄새만 맡고도 서울서 부산까지 갑니다’,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지’.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대대익선(大大益善)을 탐하는 인간들을 향해 간디가 일갈한 적이 있습니다. “지구가 그렇다. 모두가 살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탐욕까지 만족시켜줄 만큼 크진 못하다.” 

뻥 잘 치는 사람 치고 속은 비었다는 거 잘 아시죠?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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