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피해 구제' vs '언론 재갈 물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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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피해 구제' vs '언론 재갈 물리기'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2.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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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6대 언론개혁법' 놓고 민주당과 야당, 언론계 대립
국민 60% 이상 '징벌적 손해배상 찬성', 언론불신 극 달해
"언론탄압은 과거 잣대" "가짜뉴스 범위 불분명"
지난 9일 노웅래 민주당 의원(가운데)이 미디어·언론 상생 TF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9일 노웅래 민주당 의원(가운데)이 미디어·언론 상생 TF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6대 언론개혁법'을 추진하면서 언론과 포털을 징벌적 손해배상제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막아야한다는 것이 입법의 이유지만 야당과 언론계는 '언론탄압'이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악의적 보도는 사회 혼란과 불신을 확산시키는 반사회적 범죄"라고 규정하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언론 개혁 입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6대 언론개혁법은 △허위사실 명예훼손 시 3배 손해배상 △정정보도 크기 2분의1 의무화 △인터넷기사 열람차단 청구권 △언론중재위원 증원 △악성댓글 피해자의 게시판 운영 중단 요청권 △출판물 명예훼손 규정에 방송 포함 등이 주내용이다.

또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거짓, 왜곡 보도를 한 언론을 대상으로 징벌배상제를 도입하고 언론중재위원회를 '언론위원회'로 기능과 권한을 확대 개편한 '오보방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지난 9일 민주당 미디어 언론상생 TF는 SNS는 물론 언론과 포털도 징벌적 손해배상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결정했다. TF단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기존 언론과 유튜브, SNS, 1인 미디어까지 다 포함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했다. 포털에 대해 책임을 묻는 장치를 마련할 입법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포털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큰 데 비해 책임이 주어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실제로 가짜 왜곡정보, 가짜뉴스가 유통되고 재확산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게 포털이다. 인터넷 뉴스 공급의 7~80%를 다음이나 네이버가 하고 있고 그래서 사실상 언론 유통 시장을 독점하는 게 포털이라고 하면 이 포털에 책임을 지우는 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이 내용을 (언론개혁법에) 포함하기에 지금 쉽지 않아서 별도의 법으로 정비하려한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이어 "6법은 정쟁으로 흐를 수 있는 법이 아니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이 아니라 신속하게 피해구제를 할 수 있는 민생법안이다. 야당이 이를 '표현의 자유 제한' 등의 식으로 반응한다면 이는 언론을 성역으로 인정하고 그대로 방치하자는 이야기밖에 안 되고 언론의 특권, 갑질을 그대로 놓고 보자는 이야기밖에 안되기에 우리는 언론의 가짜뉴스, 허위 왜곡뉴스에 대해 시정하거나 피해 구제할 의지가 없다고 보고 국회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언론개혁법을 앞세운 것은 최근 유튜브는 물론이고 언론사까지 사실과 다른 뉴스를 내보내고 포털들이 이 뉴스들을 전진배치해 조회수를 늘리며 국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이로 인해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포털의 편향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언론개혁'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도 민주당이 칼을 뽑기로 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총 통화 6946명, 응답률 7.2%)을 대상으로 언론사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적용 찬반 의사를 물은 결과 61.8%가 '찬성'으로 답해 '반대'(29.4%)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언론사에 대한 징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언론 탄압이라고 하는 것은 과거의 잣대"라면서 "우리의 언론 자유도는 세계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지만 신뢰도는 선진국의 최하위 수준이다. 언론 스스로가 정확성, 공정성을 지키기에 한계가 왔고 단독 기사가 쓰면 검증할 시간도 없이 따라써야 도태되지 않는 식으로 문화가 바뀌었다. 이를 방치하면 언론사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불신이 높아지만 연론 자유도 의미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은 '언론 탄압'이라며 언론개혁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0일 논평에서 "개혁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도만 취사선택하고, 아닌 보도에는 법의 잣대를 들이밀어 언론에 재갈을 물려 여론을 조작하려한다"면서 "상식을 파괴하려는 민주당에 국민들은 두려움을 넘어 환멸까지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100% 가짜뉴스도 있을 것이고 착오로 인한 일부 오류도 있을 수 있다. 어디까지가 가짜인지 불분명한다 통째로 자기에게 듣기 싫고 불리한 뉴스를 가짜뉴스로 매도하면 안 된다"면서 "언론의 자유와 편집권 하나라도 틀리면 전체를 다하라는 것은 굉장한 과잉이며 완전한 재갈 물리기다"라고 말했다.

언론계도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9일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당은 이 개정안들을 '미디어 관련 피해구제 민생법'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언론개혁을 주문했더니 언론검열로 답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정치권이 개입하지 않는 공영방송, 사주의 눈먼 이익에 휘둘리지 않는 신문과 방송,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아니라 시민에게 책임을 지는 언론이 되기 위한 핵심법안을 요구했는데 이번 법안은 갈아 엎어야하는 밭은 놔두고 잡초를 뽑겠다며 알곡까지 죽일 제초제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언론개혁시민연대는 5일 논평에서 "피해구제를 중심으로 입법방향을 수정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표현의 자유 및 국민의 알권리와 상충하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2월 국회로 시한을 못박고 서두를 일이 아니다"라면서 "법안보다 더 시급한 것은 공영방송의 독립성 보장, 표현규제 개선 등 방치된 언론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언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언론사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지나친 징벌로 인해 오히려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가 않다. 2월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지만 언론에 손해배상을 규정하는 법이 만들어질 정도로 언론이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는 없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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