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칼럼] 최악의 일자리 감소,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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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칼럼] 최악의 일자리 감소, 이제 시작이다
  • 오세라비 작가
  • 승인 2021.02.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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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오세라비 작가] 어깨띠를 두른 여성 노인이 2인 1조로 아파트 단지를 걸어 다닌다. 어깨띠에는 '마스크 착용 잊지 마세요' 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노인 일자리다. 버스정류장에는 3인 1조로 짜인 노인들이 의자와 부스 유리를 닦고, 주변의 쓰레기 등을 치운다. 거리환경지킴이 노인 일자리다. 전통시장 서포터즈, 마을안전지킴이, 도시철도 안전도우미 등은 모두 공공 일자리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주 7~8시간 일하고 평균 27만원을 받는다. 그런데 지난해 중반 무렵부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노인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해 노인 일자리 사업 인원 64만 명 중 약 83%가 일이 중단됐다. 올해 들어 정부는 <2021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으로 80만개 규모로 참여자 모집을 하고 있다. 곳곳에 붙어있는 안내문에는 ‘한국판뉴딜’이라 명명하고 있다. 만약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노인 일자리 사업은 또다시 중단될 것이다.

정부는 노인 일자리 창출에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 차원의 일자리는 노인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노인 일자리 필요성에는 동의한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다. 약 4년 후쯤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 중 20%를 돌파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노인들이 활동하여 소득을 얻는 일은 당연하지만 정부재정으로 단순 일자리 만들어 내는 것도 곧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그런가하면 청년 취업자 수는 최악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찾아보니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청년인구(만15세-29세)가 22만 3000명 감소했다. 문제는 청년인구는 감소하는데 청년 실업은 증가한다는 데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청년층 고용 상황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기업들은 인력 구조조정과 고용축소에 더욱 주력할 것이다. 청년층의 취업자 감소는 개인은 물론이요 국가 미래도 암울하게 만든다. 

필자의 지인 중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꼭 나오는 말이 있다. “우리야 그럭저럭 살아가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어떡해요. 애들이 살아갈 미래가 암담합니다. 우리 아이도 그렇지만 요즘 청소년들보면 희망과 꿈이 없는 것 같아요. 딱히 장래 어떤 사람이 되겠다던가,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경제상황이 윤택한 편에 속하는 부모들도 마찬가지로 걱정이 태산이란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현재 처한 상황이 여러 면에서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다. 게다가 오는 4월 7일 실시되는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어딘가 석연찮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보다 국가 재정 상태를 우려하는 국민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까. 국가채무 비율이 2015년 40.78%에서 지난해 45.4%로 급격히 상승 중이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 기조는 확장 재정정책이다. 이는 진보적 경제학자들의 공통적인 철학이기도 하다. 진보 경제학자 치고 확장 재정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어려운 시기일수록 확장 재정 기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가채무 비율 증가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라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왜 국민들은 현 정부의 재정 정책에 대해 불안해할까. 정치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정치인들의 겁 없는 돈 살포 때문이다.

예컨대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 국민 기본소득을 소리 높여 외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현금 지원 공약에,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들이 봇물처럼 쏟아낸다. 어떤 후보도 예산 절감이나 부적절한 사업에 쓰인 예산을 정리하겠다는 공약은 없다. 국가 재정을 알뜰하게 사용하여 다음 세대에 든든한 곳간을 넘겨주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정치인들을 보면 돈을 뿌리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처럼 보인다. 그래서 국민들은 우려한다. 

우리나라처럼 세계 유래 없는 저출산. 초고령사회 진입과 청년세대 감소는 미래의 노동자, 납세자가 줄어든다는 얘기와도 같다. 청년들의 미래는 곧 대한민국의 미래와 연관돼 있다. 국가 재정을 생각지 않고 돈 뿌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선다면 장차 빚은 누가 감당할까. 

우리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면서도 어려운 시기에는 항상 “마른 수건도 다시 짜라”는 절약 정신으로 이겨냈다. 경기가 조금이라도 악화할 조짐이 보이면 어김없이 다잡는 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 말을 하는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필자가 재정 관료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정부가 꼭 필요한 곳에는 지출을 할 때 하더라도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정신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국가 재정 상태가 양호하면 우리의 미래 또한 낙관적이다. 국가란 현재 세대가 잘 가꾸고 모든 면에서 부강하고 든든한 나라를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집권 5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나라 곳간 상태는 어떤가. 우선 쓰고 보자는 것인가. 진짜 경제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인데 말이다. SW

murphy8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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