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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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 시사주간
  • 승인 2021.03.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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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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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투기가 드러나자 정부는 박근혜, 이명박 시절까지 수사하겠다고 했다. 여기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 300명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한 두 번 보는 물타기 수법이 아니다. 과거의 일을 끄집어 내거나 상대의 잘못도 찾아내 희석시키려는 수법은 치졸하다 못해 역겹다. “너나 잘하세요.”란 말이 딱 들어 맞는다. 당장 터진 일도 해결 못하며 과거를 들먹인다.

12일에는 대통령 부부가 매입한 농지에 대한 형질변경 절차가 지난 1월 완료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는“불법·편법 전혀 없다”는 입장이나 야당은 “이게 바로 부동산 투기”라고 되받았다. LH 투기 수법과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옛말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했다. 그러나 이 정부 들어서 대통령을 비롯,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불공정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다. 대통령이 한 약속을 저버리고 시장 선거에 버젓이 후보를 내고 그것도 모자라 가덕도 신공항을 띄우며 바람몰이를 하고 재난지원금을 선심쓰며 신종 ‘고무신, 막걸리 불법 선거’를 한다. 대통령과 친인척, 국회의원을 기소 대상에선 빼버린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나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운전사 폭행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서에 대한 포상, 월성 원전 경제성을 은폐하기 위해 자료 파일을 불법 삭제한 산업부에 대한 격려까지 모두가 뻔뻔하다.

이런 영향을 받아서인지 일부 사람들은 “대통령도 편리한데로 말을 뒤집는데 우리야 뭐 어때?”하는 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뻔뻔하게 포장한다. 토지 투기가 드러나자 LH 직원 일부가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서 물 흐르듯 지나가겠지"라며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고 하거나 "왜 우리한테만 지랄하는지 모르겠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서 정보 요구해서 투기한 것 몇 번 봤다." "일부러 시선 돌리려고 LH만 죽이기 하는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도 이런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스타항공 문제만 해도 그렇다.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의 조카(이스타항공 재무 담당)는 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재판에서 “실무자로서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 여기사 ‘위’가 누구인가. 이 뻔한 증거에도 이 의원은 기소되지 않았다. “범죄와의 전쟁 선포”라고 한 정세균 총리의 말이 우스워지는 이유다.

이른바 ‘윤석열 출마 제한법’, 5·18 역사왜곡처벌법, 대북전단살포 금지법, 듣도보도 못한 판사 탄핵 등 억지 입법이 하나 둘 아니다. 환경문제니 노사문제니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시민단체들도 가덕도 공항 문제나 이스타항공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주무시는지” 조용하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문제는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리 문제는 아예 묻혀버렸다. 허위논문, 베끼기 논문으로 요직을 차고 앉아도 내편이면 봐준다.

취임사에서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말했던 문대통령은 아직도 그런 줄 아는지 여전히 ‘공정과 정의’를 입에 달고 다닌다. 이제 사람들은 “일일이 다 말하려면 입만 아프다”며 고개를 젓는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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