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드라마, 법적 제재 가능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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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드라마, 법적 제재 가능해질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3.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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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청원 "과도한 재해석 금지, 처벌 강화" 등 주장
'판타지' 빌미로 역사 왜곡 콘텐츠에 비난 폭주, 드라마 폐지로 이어져
"다양한 관점과 상상 저해, 사전검열 우려" 주장도
'역사왜곡'으로 조기종영된 SBS '조선구마사'. 사진=SBS
'역사왜곡'으로 조기종영된 SBS '조선구마사'. 사진=SBS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최근 방영됐거나 방영 예정인 드라마들의 잇달은 '역사 왜곡'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자 콘텐츠 제작에서 자행되는 역사 및 문화왜곡에 대해 법적인 제재를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사와 작가, 연출자 등이 '판타지'를 빌미로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이 담긴 콘텐츠를 해외에 수출해 해외에 우리나라의 잘못된 역사를 알리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취지이지만 '법적 제재'가 자칫 콘텐츠의 내용을 제한하는, 이른바 '검열'의 재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역사 왜곡 및 문화 왜곡 방송물에 대한 법적 제재 요청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대한민국 내부에 중국의 문화침탈 및 동북공종에 조력하며 자발적으로 대한민국의 대외적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데 힘쓰는 콘텐츠 작가, 제작자, 유통배급사들이 크게 늘어난 것 같아 우려가 크다"며 청원 이유를 밝혔고 이 청원은 30일 현재 5만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최근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왜곡, 실존 인물 비하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맹비난을 받고 이로 인해 광고주들이 광고를 철회하는 등 혼란이 지속되자 결국 '조기 종영'을 결정했고 이 작품을 쓴 작가의 전작인 <철인왕후> 역시 조선왕조실록과 실존 인물을 비하하는 대사, 실존 인물에 대한 잘못된 묘사 등이 문제가 되면서 다시보기가 중단됐다. 드라마에 등장한 중국 음식, 중국식 복장 등을 본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중국의 동북공정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고 해외에 수출할 경우 해외 시청자들이 중국의 주장이 맞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폐지를 강력하게 요청해왔다. 
 
또 방영 예정인 JTBC <설강화>는 1987년 민주화 항쟁을 비하하는 내용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방영을 금지해야한다는 시청자들의 주장이 거세졌고 협찬사들이 하나둘씩 떨어져나가는 일이 생기고 있다. 87년 항쟁에 참여한 남주인공이 무장간첩이었다는 설정과 서브 남주인공인 안기부 요원을 '열정적인 인물'로 묘사해 민주화 인사들을 탄압하고 고문한 안기부 요원을 미화한 점, 여주인공의 이름을 실존인물의 이름으로 사용한 점 등이 민주화 항쟁을 왜곡한 증거라는 점이다. 이 두 드라마는 모두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갔고 <조선구마사>는 청와대 답변이 가능한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으며 현재 <설강화> 폐지 청원도 13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이뿐 아니라 최근 tvN 드라마 <빈센조>가 중국 비빔밥 PPL를 선보이며 '비빔밥은 중국 음식'이라는 중국 주장을 은연중에 인정했다는 비난에 직면했고 tvN 드라마 <여신강림>은 수시로 계속되는 중국 제품 PPL로 '중국 드라마'라는 비야냥을 받았다. 이 때문에 '중국 자본을 받은 드라마가 중국 제품 홍보는 물론 중국의 역사왜곡까지 지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결국 이렇게 쌓인 시청자들의 분노가 <조선구마사> 폐지로 이어진 것이다.

청원인은 "'재해석'이라는 알량한 핑계에 숨을 수 없을 정도의 왜곡이 다른 나라에서 제작되어도 강력히 항의해야하는 문제인데 우리나라에서 직접 만들고 방송하고 있다.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어리석고 무분별한 문화왜곡이나 역사왜곡은 '새로운 창작'도 아니고 '세계화에 따른 문화 융합' 따위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방송심의위원회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방송제작 환경은 그 어떠한 내부 자정작용이나 제재도 없이,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 벼랑 끝으로 질주하는 자동차 같다. 많은 사람들이 위험성을 인지하기에 이런 그릇된 콘텐츠들이 방송될 때마다 우려하고 항의하고 있으나 별다른 제재가 없고 있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제작단계나 송출단계에서 이러한 우려가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계속해서 양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청원으로 올라온 법적 제재 내용은 △실존인물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과도한 재해석 금지 △역사 왜곡 방송물에 대한 송출 및 수출 금지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해외기업의 간접광고 제한 △방송심의 규정 및 처벌 강화다. 역사 및 문화를 왜곡한 콘텐츠를 정부가 강하게 규제해 제작사 및 제작자가 '역사 왜곡'을 생각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이러한 제재가 '역사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막아 창작자의 상상력을 경직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역사적 고증을 거친다고 해도 학자나 기록에 따라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는데 이를 '과도한 재해석'으로 해석할 경우 편협된 관점에서 콘텐츠를 진행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오히려 미화 혹은 왜곡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정부가 이를 담당할 경우 '사전검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제작자, 작가 등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판타지라는 미명 아래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을 내보낸다는 것은 '시청률만 좋으면 최고'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기에 이를 강제로라도 깨야하는 것이 제2의 <조선구마사> 논란을 막는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금의 논란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들이 더 이상 시청자, 관객을 '작품을 소비하는 사람'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높은 시청률과 인기로 그동안의 문제들이 무마됐다고 생각했지만 도가 지나친 왜곡은 대중들의 큰 반발을 가져온다는 것, 그리고 대중들이 더 이상 재미로만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의 비평으로 이를 분석하고 문제가 보이면 언제든 외면은 물론 종영까지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법적 제재 이전에 제작자들의 각성이 먼저라는 숙제가 이제 주어진 셈이다. SW

ldh@economico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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