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방 속 도인’ 모습의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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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방 속 도인’ 모습의 대통령
  • 시사주간
  • 승인 2021.05.1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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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역시나 문재인 대통령의 현실인식이 국민들의 생각과 다름을 보여준 기자회견이었다. 혹시나 하면서 기대감을 가졌지만 대통령의 생각은 여전히 ‘독방 속 도인’ 같은 모습이었다.

어제 청와대에서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어느 선진국보다도 방역 모범국가가 될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K 방역이 세계 표준이 됐다”고 자찬했다.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율은 전세계 표준치를 한참 밑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그저께 "국내 백신접종 물량이 전세계 30위권 안에 들어갔다"며 "다만 2차접종까지 완료한 비율은 미국이 전체인구의 3분의 1, 영국이 4분의 1정도 되는 것에 비해 매우 미미하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이처럼 분칠만 히려는 대통령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디 둘 데가 없다.

대통령은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고가의 도자기 장식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관세 없이 한국에 들여오고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에다 아파트 다운계약 및 위장전입,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무자격 지원, 논문 표절. 32차례 차량 압류 등등... 이런 걸 보고도 진짜 검증실패가 아니라면 무엇이 검증 실패인가.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은 능력도 없다. 능력이 없으니 남의 논문을 베끼는 것 아닌가. 설사 능력이 있다고 한 들 부정부패를 막 저질러도 되나. 지난 4년간 소주성이니 부동산이니 하는 정책에서 능력을 보인 사람이 있었나.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가 OECD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이미 지난 1분기에 코로나 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올해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일회성 단기 일자리만 잔뜩 만들어 놓고 영세업자들은 물론 대기업들도 각종 친노동법으로 말라 죽어갈 판이다. 이제 물가 마저 폭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할 말은 아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별다른 평가없이 “남은 임기 1년,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겠다”면서 “긴 숙고의 시간도 이제 끝나고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는 오래전 물건너 갔고 개성공단 남북 공동 연락 사무소마저 폭파됐다. 지난해 폭파 도발 이후 취임한 박지원 국 정원장은 "대화 채널이 모두 끊겼다. 작금의 남북 관계가 암담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남북합의와 현행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정부로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경고했다. 이 법은 전세계 많은 인권 관련자들이 악법으로 지적하고 있다. 논리를 만드는 것도 기술이라 하지만 독단으로 치달으면 그만한 비수도 없다. 무엇을 쟁취하려고만 하지 말고 되돌아보고 고칠 것은 고치고 새는 곳은 막는게 남은 임기동안 해야 할 일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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