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체’에 걸러야 말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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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체’에 걸러야 말이 좋아진다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1.05.2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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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사진=pixabay
소크라테스. 사진=pixabay

[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요즘 '테스형'이라 불리는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입니다. 여긴 그 형이 사셨던 마을 입구 큰 나무 아래.

소크라“(모노)...5월도 하순으로 접어드니 무척 덥군. 여기서 낮잠이나 한숨 붙여볼까? 어젯밤도 꼬박 새우며 공불했더니 졸려. 음냐 음냐...”

이때 동네서 건달 끼 다분한 청년 아돌프가 휘파람을 불고 등장.

아돌프 : “테스형! 여기 계셨네. 형, 자우?”
소크라 : “누구야? 개 밥 먹을 때와 철학가 잠 잘 땐 안 건드린단 말 모르니?”
아돌프 : “그 말 알지요! 근데 되게 재밌는 이야기이거든.”
소크라 : “(경계하며)...햐...? 원래 헛소문 잘 퍼뜨리는 놈인데...”
아돌프 : “왜 날 위아래로 훑어보고 그러실까? 필립 있잖우. 걔가 말이지...”
소크라 : “스톱! 그만 내 말 듣고 필립 이야기 하든가 말든가 해.”

여기까진 연극대본이고 이제 소설식으로 전개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아돌프가 남의 험담을 하고 다니는 통에 마을 사람 중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만나면 주의를 좀 주려던 참이었습니다. 덤벙대며 헛소리나 하는 아돌프를 야단치려 했던 것이죠.

아돌프는 신난 소문이라도 되는 듯 소크라테스 앞에서 입을 열었습니다. “글쎄, 테스 형, 필립 그 녀석이 말이죠. 윗마을 아가씨, 그 예쁜 아, 이름이 뭐더라. 아, 이름이 중요하지 않지. 걔를 성추행하고 심지어...” 이러는데 소크라테스가 고함을 지르며 저지했습니다. “야!! 그러니까 필립이 아주 나쁜 자라는 이야긴데, 직접 봤어?”
그러자 아돌프는 김이 샜다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에이, 세상에 본 일만 이야기 하려면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살아야지.” 소크라는 그에게 일침을 가했습니다. “보지 않았음 말을 마!”

아돌프는 대들었습니다. “테스형은 언제 한국에 가보기나 하셨수? 그러면서 그 나라 2022년 대선판도를 이야기 하고, 미얀마도 여기서 거기가 어디라고 가보지도 않고 군부가 나쁘네 어쩌네...썰을 풀잖아요!”

“모든 말을 전할 땐 먼저 세 가지 ‘체’에 걸러야 한다. 첫 번째는 사실이라는 ‘체’이다. 이 이야기, 사실이라는 증거 확실해?”

아돌프는 머뭇거리며 “아니죠. 나도 들은 이야기인데, 되게 재밌어서...”

소크라테스는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두 번째 필터, ‘체’는 선이다. 네가 하려는 이야기가 불명확하다면 최소한 좋은 내용 맞아?” 

아돌프, 이번에도 쭈빗쭈빗대며 “별로 좋은 내용은 아니죠. 성추행 건이니.”

소크라테스 “이제 마지막 ‘체’이다. 그 필립 성추행 소문이 너나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 모르면 배가 고파지거나 코로나 감염위험이 높아지냐구?!”

아돌프는 누구려지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네... 뭐!”

소크라테스 웃음 띠며 말하길 “그렇다면, 사실여부도 확실치 않고, 좋은 것도 아니고, 필요한 것도 아니면 말해 무슨 소용이 있니? 안 그래?!”

이후 아돌프의 입은 밥 먹을 때와 숨 쉴 때말고는 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성서에도 나옵니다. ‘사람의 생사가 혀의 권세에 있다’는 거 말입니다. 작은 신체기관에 불과한 혀가 때론 살인의 무기가 될 만큼 강력합니다. 근거 없는 험담이 사람을 죽이기도 합니다.

지난 18일,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았습니다. 대선 직전이어서? 아님, 원래 대 독재항거정신과 민주주의 신념이 강해서? 잠룡이라는 사람들이 너도 나도 광주로 가서 그날의 광주가 위대했다고 말합니다.

허어~ 카톡 같은 곳에 광주의 일이 불순분자 심지어 북한군과 합작한 폭동이었다고 말했던 사람들이 뒤늦게 민주주의 타령... 하는 것, 입맛이 좀 쓰네요. 뒤늦게나마 자기 허물 깨달은 아돌프보다도 못한 사람들까지 섞여서!!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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