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가상화폐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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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가상화폐 시장
  • 시사주간
  • 승인 2021.05.2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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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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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시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 접어 들었다. 정부와 여당은 이 문제의 정치적 폭발성에 몸을 움츠리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의 신규 가입자는 249만5000여명으로 같은 기간 이들 거래소 전체 이용자(511만4000여명)의 48.8%에 이르렀다.

​올들어 갑자기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가 거의 2배로 늘어났다. 특히 신규 가입자의 63.5%인 158만5000여명이 20~30대다. 민심 폭발 휘발성이 아주 크다는 이야기다.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위험성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밍그적거리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며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가 511여만명이나 되는 투자자들과 이들의 눈치를 보는 여당정치인들로 부터 몰매를 맞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은 위원장을 사퇴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들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어른들이 가르쳐줘야 한다고 하셨죠”라며 “지금의 잘못된 길을 누가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정부는 가상화폐를 금융 상품으로 여기지 않고 어떠한 공인된 투자 시스템이나 기준도 만들지 않고 있다. 사실상 ‘나 몰라라’ 방치하고 있다. 직무유기다. 누구든지 구청에 사업자로 등록하면 코인 거래소를 차릴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구멍가게도 거래소를 만들어 유통시켜도 위험성을 알아 낼 수단이 없다. 마침 한컴그룹이 참여했다는 가상화폐 ‘아로와나토큰’을 발행한 싱가포르 회사의 자본금이 840만원(1만 싱가포르달러)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시장에 이런 부실 페이퍼 회사들이 활개를 치고 있음을 반증해 주는 사례다.

우리는 지금의 가상화폐 광풍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과열투기에 비유하기도 한다. 당시 투기는 부에 대한 개인들의 과시욕이 상승하면서 발생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금 우리 현상은 과시욕 보다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타인보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일어났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모든 것이 이념 투성이의 정책 운용과 ‘소주성’ 같은 뒤틀린 시각의 경제정책이 만들어 놓은 참사다,

시장의 힘에 민감하고 이윤에 탐욕을 부리는 자본가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 가상화폐다. 아직 세상의 탐욕가들에 덜 민감한 젊은 층은 투자 평가나 적정가치(밸류에이션) 등에 대해 제대로 분석하기 어렵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먼저 가기 때문이다. 오는 9월 24일 부터 거래소 신고제도가 실시된다. 시장이 어덯게 반응할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우려가 크다. 중국은 아예 가상화폐 채굴도 금지했다. 이 정부의 잘못도 숱하게 많지만 자본시장에서 투자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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